[특집]2013년 하동군정 결산

갈사만 지도 바꿔놓고 ‘뉴 하동시티’ 중간고지 탈환

  • 입력 2013.12.26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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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순간도 숨 돌릴 틈 없는 급박한 국내·외 정세 속에서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특히 연초부터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촉발돼 개성공단 폐쇄와 재개방, 장성택 처형 등 남북한 경색정국은 앞날을 예측불허의 형국으로 몰아가고 있다.
중국 발 방공식별구역 이슈는 동북아 정세변화의 핵으로 부상한 가운데 국가의 안위가 남북을 넘어 인근 4대 강국과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위중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 와중에 지방행정을 둘러싼 환경변화도 국제정세 못지않게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행정에 지각변동이 예고된 가운데 대통령 공약인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시행여부를 두고 정치권은 물론 출마예상자들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지방자치단체를 운영하는 것 또한 국가경영 못지않게 복잡한 함수관계로 얽혀 있다.
미래비전 설정은 물론 중앙정부나 광역자치단체와의 관계 설정, 인근 자치단체와의 협력과 경쟁구도, 주민 협력도출, 성장동력 발굴 등 작은 국가 못지않은 복잡한 현실을 타개해 내야하는 현실이다.

결국 국가나 지방의 발전은 얼마나 국민이나 주민이 협력적 관계를 설정해 비전을 향해 하나 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비전설정은 건전해야 하고 이를 주민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한 합의를 도출해야 하는 등 그 과정이 합리적이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하동군의 경우 지방자치단체 운용의 교과서적이라 할 만큼 여러 가지 선례를 남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민선 3~5기를 연임한 조유행 군수는 '행정의 달인'으로 통할 만큼 도청과 중앙부처에까지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행정 또한 돌발변수와 예측불허의 환경으로 어느 것 하나 쉽게 풀리는 경우는 드물다. 한해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하동군정이 어떻게 행정력을 발휘하면서 난제를 해결하고 군정을 수행해 왔는지 바라본다.(편집자 주)


- “쉽게 이뤄지는 일은 대 역사가 아니다”
- 갈사만 10년 우여곡절 마침표 매립공사 규모·진척속도 ‘상당’

- ‘힐링 거점’ 육성…목문화체험장 포함 162억원 투입
- ‘하동읍활력프로젝트’ 균형발전·안전중심 군정 수행
- ‘행복 도시’ 복지·맞춤형 학습 등 97% 만족도 이뤄내

◇갈사만 지도가 바뀌는 대역사 진행 중, 내년 말 대우조선해양 측에 20만평 인도
하동군 갈사만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의 일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지정만 되면 투자가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정부에서 알아서 개발을 해 줄 것이라는 것이 주변의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난 10년 간 우여곡절의 시간을 보냈다. 조유행 군수는 “쉽게 이뤄지는 일은 대 역사가 아니다. 큰일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군민을 설득하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지난해 5월 대우조선해양이 토지분양계약금을 납부하고 곧 이어 한신공영이 공사도급계약 이행보증금을 납부함으로써 그동안 전쟁과 같았던 시간들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지난해 연말에는 본격 매립공사에 들어가고 해양플랜트 종합시험연구원도 착공에 들어갔다. 11월 초 갈사만을 방문했던 홍준표 도지사도 갈사만 매립상황 현장에서 그 규모와 진척속도에 내심 놀랐다는 후문이다.

도는 이에 따라 최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하동지구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투자유치 TF팀을 구성하는 등 도차원의 협력체제도 구축했다.

매립공사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큰 이변이 없다면 내년 말에는 대우조선해양에 20만평을 인도하게 되고 2015년 말에는 1단계 93만평 조성공사가 마무리 되게 된다.
갈사만에는 경남도와 중앙정부가 일종의 배수진을 친 상태다. 진입도로와 내부간선도로, 폐수종말처리장 등 기반시설 구축에 국·도비 2985억원이 투입되고 있으며, 내년에만 624억원이 반영돼 있다.

뿐만 아니라 과거 이명박 정부의 남해안썬벨트와 박근혜 정부의 동서통합지대의 핵심지역으로 갈사만이 손꼽이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조선기자재, 금속가공제조업으로 특화산업단지로 조성될 대송산업단지는 해양플랜트 특화산업단지로 조성되고 있는 갈사만조선산업단지와 협력적 상생관계를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초 하동군의회에서도 미분양용지 매입확약 동의안의 가결로 인해 개발을 위한 개발을 위한 PF자금 1810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하동군의 미분양용지 확약은 일종의 신뢰를 심는 것으로 금융권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는 신뢰를 확보하고 사업시행자인 대송산업개발에는 신용을 제공해 투자기업들에게는 투자유인의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는 대송산업단지는 물론 갈사만 조선산업단지와 두우레저단지 등 개발을 연쇄적으로 촉진해 갈사만 전체가 융복합산업단지로 발전하게 하는 유인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다.

◇힐링시티 두각 내고 미래 관광수요 대비 포석작업도 진행
지난달 29일 하동군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하동군의 지식인 인적네트워크인 섬지포럼이다. 50여명의 국내 각계각층 최고전문가들이 포진된 섬지포럼은 군의 주요 프로젝트 자문과 중앙부처 등과의 연결고리를 맡아왔다.

이날 포럼에서는 ‘힐링시티 하동,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건강도시, 슬로시티 및 명상치유와 경관정책 등 세부 방향에 대한 주제발표와 열띤 토론이 있었다.
이미 군은 지난 9월 ‘힐링시티 하동 마스터플랜’을 마련했다. 자료에 의하면 군은 슬로시티를 기반으로 체험마을을 육성하고 이를 힐링정책과 연결시킨다는 방침이다.

적량면 구재봉을 힐링의 거점으로 육성시키는 전략은 상당히 깊게 진척된 상태다. 생태숲과 자연휴양림, 산촌생태마을을 소재로 하는 지리산휴양밸리는 현재 50%의 진척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 목문화체험장을 포함해 모두 16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 확정된 명상치유센터 건립과 지리산생태아트파크도 국·도비 지원이 확정됨으로써 명실상부한 하동 힐링프로젝트의 중심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정적인 공간과는 대조적으로 금오산 자락에는 동적인 공간으로 조성된다. 지난 해 기본설계를 마친 금오산어드벤처레포츠단지 조성 사업은 올해 실시설계까지 마무리 하고 내년부터 연차별 투자계획에 따라 사업이 진행된다.

이곳은 미래 관광수요에 대비해 스카이짚, 전망대, 숙박시설 등 레포츠시설이 들어서 남해안의 해양관광과 맞물려 다이나믹한 어드벤처 관광지로 특화 발전된다.
따라서 지리적으로 하동군의 북부지역은 정적인 힐링으로 특성화하고, 남쪽 금오산을 중심으로 한 해안지역은 동적인 레포츠로 특성화시켜 양쪽 수요에 모두 대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천부농만부촌 성공적 안착 ‘부농하동’ 자신감 얻고 新농정 출범
지난 2일 하동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천부농만부촌 육성사업 성과보고회가 있었다. 천부농만부촌은 하동군의 대표군정으로 2007년부터 7년간 전력투구해 온 부농정책이다.
이는 1억원 이상 수입을 올리는 농가를 1000호 육성하는 것과 2만 농가의 평균 농가수익을 4500만원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야심작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만 천부농 즉 1억원 이상 수익을 올린 농가는 1000호를 달성했으며, 만부촌은 4200만원으로 앞으로 1∼2년 정도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 사업에는 7년간 모두 4571억원이 투자됐다. 출범 당시 193농가였던 천부농은 7년 만에 1000농가를 달성했다.

이를 위해 하우스·축사 등 신축과 가공시설, 곶감건조장, 과원조성 등 맞춤식 소득증대사업이 주로 시행됐다. 품목별 전문기술컨설팅, 농어업인 융자금 이자보전 등 농가별 특성에 맞는 지원사업이 주효했다는 보고였다.
만부촌은 주로 중소규모 농가를 타깃으로 시행됐다. 생산비 절감을 위한 조사료 확대생산, 농기계 임대사업, 친환경 농자재 생산시설 운영 및 친환경 농업인증비용 지원 등 농업인의 피부에 와 닿는 사업 중심으로 이뤄졌다.

특히 군이 개발한 ‘벼 병해충 단 한번 방제’는 방제비용 38억원, 노동력 75%를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 옴으로써 만부촌프로젝트의 중요한 성공인자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이는 귀농으로 이어졌다. 2010년 이전에 395세대였던 귀농이 2011년에는 186세대, 2012년 220세대, 올해 10월말 현재 153세대로 증가추세에 있다.
지금까지 954세대 2644명의 인원이 하동으로 귀농했다. 내년부터는 천부농만부촌사업에 이어 ‘희망농정 365프로젝트’가 시행돼 부농을 향한 하동군의 행보는 더욱 빨라지게 됐다.

◇하동읍 도시발전 미래비전 세우고 군민안전에 방점
올해는 하동읍발전에 큰 의미를 부여한 해로 기록될 것 같다. 지난 2월 하동읍활력프로젝트가 국토환경디자인시범사업으로 선정됨으로써 하동읍 시가지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 기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는 국토교통부 시범사업으로 국비 1억 5000만원을 받아 올해 기본계획 용역을 한데 이어 내년에는 실시설계비도 확보할 것으로 보여 낙후된 하동읍발전의 획기적인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건은 16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비를 확보하는 것이다. 현재 경남도에 균형발전사업으로 반영해 줄 것을 건의해 놓은 상태다.
이와는 별도로 실시설계를 추진하면서 국비 확보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조유행 군수도 지난 2일 군의회 시정연설에서 “하동읍이 갈사만 개발에 따른 중심 거주지가 됨과 동시에 도시재생의 표본적 사례가 되도록 하겠다”는 말로 군의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군이 특별히 심혈을 기울여 왔던 것이 군민안전이다. 군은 지난 11월 재난관리과를 안전총괄과로 변경하고 안전중심의 군정수행을 다짐했다.

군은 올 1월 군내 319개 전 마을에 재난방송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기상특보를 이장과 재해위험지역 거주 주민에게 문자로 서비스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기상관측 이래 가장 무더웠던 올 여름에는 그물망 폭염대책을 수립, 경로당에 냉·난방비를 지원하는가하면 노인 돌보미와 요양보호사를 활용, 노인 폭염돌보미로 활동하게 해 한 건의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긴 무더위로 예년에 없이 기승을 부렸던 적조와 벼멸구 방제에도 군은 신속하게 행정력을 발휘해 각각 1억 4000만원과 1억 2000만원의 예비비를 풀어 농어업인의 어려움을 극복하게 했다.

◇경영행정으로 군정활력 불어 넣고 ‘해피시티’ 각인
올해 하동군이 각종 평가와 프로젝트 응모에서 획득한 시상금과 상사업비는 모두 224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민선3기의 출발이었던 2002년부터 합치면 2967억원이다.
이는 올해 하동군 예산 3242억원에 가깝다. 응모하지 않았다면 한 푼도 손에 쥘 수 없었다. 하동군의 재정자립도는 13% 내외다.

따라서 공무원들은 한 푼의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중앙과 도를 드나들면서 각종 프로젝트에 응모해 왔다. 조 군수도 지난 간부회의 때 이를 강조하며 그동안 수고해 준 공직자들을 격려했다.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 군은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재정균형집행 2년 연속 전국최우수를 달성해 4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또한 군이 갈사만을 해양플랜트 중심지역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분양받은 10만평의 부지 대금 550억원 중 185억원을 기 지급하고 내년 당초예산에 260억원을 반영시키고자 지난해 대비 여비 10%, 포상금 56% 등을 자진 삭감해 고통에 동참했다.

지난 6월 8일 터키에서 세계슬로시티 총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조 군수는 ‘행복도시 하동’을 주제로 프리젠테이션을 실시해 세계 속에 하동을 각인시켰다. 이날 터키 공영방송 RTR와의 단독인터뷰를 했는가하면 다른 도시들로부터 자료요청이 쇄도했었다.
군은 지난해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하동행복지수’를 개발·측정했다. 중앙대학교에 의뢰해 개발한 하동행복지수는 건강, 재정, 가정생활 등 모두 12개 지표로 구성됐으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측정을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 올해 하동군의 행복지수는 6.65점으로 전년대비 0.27점이 향상됐다. 또한 서울시가 개발한 서울서베이를 토대로 측정한 결과에서도 하동군이 6.82점을 얻어 6.77점을 얻은 서울시보다 0.05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행복도시 하동으로 각인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는 지난 1월 분당서울대학교병원과 진료협약체결, 하동군 행복1004 출범으로 복지사각지대 해소, 군민의 염원인 국민체육센터 수영장 개장, 군민 맞춤형 평생학습프로그램 실시 결과 94% 만족도 등 그동안 군민행복을 위해 기울인 노력의 결과로 보인다.
특히 내년도 고등학교 교과서에 하동군이 소개됨으로써 하동군민의 자긍심은 한층 높아지게 됐다.

민선5기가 반년을 남기고 있다. 군은 내년 상반기 군정을 △민선5기 군민과의 약속 차질 없는 이행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정한 선거사무와 선거중립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조성 등 성장동력산업의 차질 없는 추진 △힐링시티·부자농촌과 같은 군의 정체성 부각 등 네 가지로 잡고 성공적인 마무리에 박차를 가하기로 해 주목된다.

/김효빈기자kh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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