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봉 칼럼]이주영 장관의 노고에 감사를

  • 입력 2014.11.18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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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실종자들의 수색 종료가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의 기자회견으로 마무리 되던 날, 필자는 이 장관의 평소 같지 않은 긴 머리카락을 보며 비록 수염은 깎았지만 머리를 깎지 않은 것은 그의 올곧은 신념이자 철학의 상징으로 여겨져 가슴이 뭉클했다.

그가 유족들 앞에서 맹세한 대로 단 한사람의 실종자 시신을 인양할 때까지 해당책임부서 장관으로서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를 국민과 유족들에게 보여준 것으로 짐작했다. 상주는 머리를 깍지 않는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이 장관 스스로가 세월호 유족들에게는 자신도 영원한 유족이자 상주라 것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사고 직후 필자는 그가 조석으로 휩쓸고 지나가는 거친 해풍과, 숨쉬기조차 거북한 짙은 해무, 소용돌이치는 맹골의 바닷가에서 끝까지 버틸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이 장관이 장관 취임 전 살아왔던 과거는 평탄한 삶으로 법조인이자 선량이었기에 그랬었고 정치꾼이 아닌 선비형 성격으로 흥분한 유족들의 막무가내식 흥분과 폭언, 여론의 융단폭격에 과연 며칠이나 버틸까 싶었다.

자식이나 형제가 생죽음 당한 현실 앞에서 이성이 온전한 사람은 없으며 그런 경우에 말리는 사람도 선뜻 나설 수가 없다. 과거정권부터 축적된 안전 불감증과 땜질식의 국가운용으로 국기가 무너지려는 가장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의 용단으로 박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박수를 치고 싶은 단 한번의 인사가 이주영 의원을 해수부장관에 임명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취임 후 박 정권의 인사난맥상은 차마 눈뜨고 못 볼 정도로 국민의 신뢰도가 바닥이었는데 이 장관의 출현으로 그나마 내각이 신뢰를 얻고 안정을 찾아간다는 사실은 이후 이 장관의 행보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는 거울 속의 물체처럼 훤히 보인다.

필자가 지난 7월 4일 팽목항을 찾았을 때는 사고가 난 4월 16일로부터 겨우 80일 정도가 지났을 뿐인데도 실종자들을 위해 안치된 분향소에는 찾는 이들이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으며 인양에 종사하는 군인들과 종사자들, 현장을 정리하고 지키는 해경들조차 삼복더위에 지쳐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다행히 방파제에 설치된 종교계의 간이법당을 찾아가 기도를 드리고 유족식당에서 2시간 정도 자원봉사를 한 다음 진도체육관에 설치된 전체유족 임시거처를 찾았을 때 그곳에서도 이주영 장관을 찾는 일은 갯벌에서 동네 어민 찾는 것보다 쉬웠다.

사고 후 단 한번도 수염을 깍지 않았기에 금세 눈에 띄었고 맏상주처럼 80여일이나 수염을 깍지 않았지만 태도는 의연하고 당당했으며 손을 맞는 예의범절이 털끝만큼도 벗어남이 없었다.

하늘이 큰 사람을 내릴 때에는 그 사람으로 하여금 시련을 함께 준다고 하듯 청천벽력 같은 국가적 시련기를 위기에서 타협으로 이끌어낸 이 장관의 지혜와 덕목은 하늘이 그에게 내린 사명인지도 모를 일이다.

세간에서는 벌써부터 이 장관을 차기 총리나 후임 국가지도자로 거론되는 덕담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는 이미 민주성지인 마산(창원)의 자랑스러운 아들이자 대한민국 정치권의 인간문화재가 되었다.

정부와 국회조차도 우왕좌왕했던 세월호 문제에서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고 현장에서 끝까지 유족들과 함께 울고 함께 거친 밥을 먹으며 단 한 분의 실종자라도 인양하려한 그의 성심을 다한 노력을 유족들조차 인정했기에 불가책의 미로에서 수색 종료라는 해결책을 가져온 것이다.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그가 흘린 눈물은 정치인의 눈물이 아니라 그 역시 자식을 둔 가장으로서의 동병상련의 눈물이라는 데 이의나 비난을 퍼붓는 국민들이나 유족이 없었고 모든 미디어매체들도 역사적이자 감동적인 현장을 타전하기에 바빴다.

슬픔 뒤에는 언제나 희소식이 있듯이 우리 국민은 ‘이주영’이라는 믿고 신뢰할만한 차세대 정치지도자 한 사람을 발굴해 냈다는 기쁜 소식을 접한 것이다, 이 장관의 노고를 진심으로 위로 드리고 그의 장도에 국민과 함께하는 영광과 소망이 깃들기를 기원한다.

/본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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