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2000을 찍고 내려온 코스피지수는 이날 약보합으로 출발한 뒤 곧바로 급락해 2000 등정을 나중으로 기약해야 하는 듯 했으나 무디스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 조정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 반전해 결국 2000선 위로 올라섰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유동성의 막강한 지원으로 2000까지 올라온 지수가 안착할 수 있을 지 여부로 이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0 안착은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2000 안착까지는 더 커진 과열 논란과 유가와 환율 등 그동안 감춰져 있던 리스크 요인이 도사리고 있어 진통을 겪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에 이르기까지는 유동성의 막강한 지원이 있었다.
매일 1000억~3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국내 주식형펀드로 유입되면서 증시에 실탄을 지급했다.
콜금리 인상과 1900선 돌파 이후 지수가 급등하면서 주식형펀드로 자금 유입이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에는 자금 유입에 한 층 더 가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가 70조원을 돌파했다.
유동성이 넘쳐나는 주식시장은 강세 기조를 쉽게 꺾을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었고 이런 토대 위에 지수는 2000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다.
여기에 예상된 일이긴 했지만 무디스의 깜짝 선물도 2000 돌파에 한 몫을 했다.
무디스는 이날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3’에서 ‘A2’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피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에 이어 무디스마저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면서 하반기 한국증시의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에 따라 2000 돌파를 앞두고 당분간 외국인 매도 등의 저항에 걸려 횡보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증시는 급반등에 성공, 결국 코스피지수 2000 시대 개막을 앞당겼다.
전문가들은 증시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고,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2000에 별탈없이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정보팀장 “국내증시가 가파른 상승 속도 부담에도 다른 증시에 비해 강한 상승세를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는 단연 기업 실적”이라며 “저평가 해소를 이유로만 시장이 올라왔다면 2000 돌파는 결코 이뤄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팀장은 “특히 3분기와 4분기 기업실적은 내수회복에다 작년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더해져 돋보일 것”이라며 “선진국 증시처럼 최근 실적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어 지수는 단기간 등락 과정이 있을 수 있으나 연내 2100~2200까지 무난히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강문성 애널리스트는 “풍부한 증시 자금 외에도 최근 발표되고 있는 양호한 기업 실적이 2000 돌파를 이끈 원동력”이라며 “2/4분기 GDP 성장률이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있어 더욱 강화된 기업 실적이 2000 이후의 추가 상승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메리츠증권은 올해 코스피지수 목표지수를 2100에서 2450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달 들어서만 신영증권(2300), 우리투자(2170), 키움(2,201) 등이 2000을 훌쩍 넘은 수치를 목표지수로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