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이동’ 본격화…증권사 CMA 20조 돌파

  • 입력 2007.08.06 00:00
  • 기자명 장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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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활황으로 저리의 예금계좌에 묶여있던 은행권의 돈이 고수익 금융상품으로 옮겨가는 ‘자금이동’이 본격화되면서 증권사들이 취급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가 20조원을 돌파했다.

은행권에서는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 비상이 걸렸지만, 고객이 받는 이자수익의 격차가 큰 데다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을 앞두고 증권사마다 CMA를 비롯한 선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어, CMA로 몰리는 자금이동 현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CMA 잔고는 7월 말 현재 21조1000억원으로 작년 말 8조6000억원보다 140% 이상 늘어났다

지난 1월 말 10조원을 돌파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20조원을 넘어섰으며, 2005년 말의 1조5000억원에 비해서는 13배 이상 불어났다.

계좌 수는 현재 325만개로 작년 말 144만개에 비해 125% 가량 증가했다.

올 들어 월 평균 잔고는 1조7000억원, 계좌 수는 25만개 이상 늘어나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잔고는 30조원, 계좌 수는 450만개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형별로는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가 13조7000억원으로 65%를 차지했으며, 그 다음은 종금형(4조3000억원)과 머니마켓펀드(MMF)형(1조8000억원), 금융기관예금형(1조2000억원) 순이다.

CMA는 고객 자금을 MMF나 RP 등 단기 고수익상품에 투자해 은행 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지급하면서도, 수시입출금, 자동이체, 결제대금 납부 등 은행 예금과 마찬가지로 편리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상품으로, 증권사들은 2004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현재 CMA를 취급하는 국내 증권사는 20개사로 이 중 종금형 CMA를 주력으로 하는 동양종금이 잔고 5조1000억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2조7000억원), 우리투자증권(2조1000억원), 현대증권(1조9000억원), 삼성증권(1조9000억원)이 뒤를 쫓고 있다.

최근 CMA가 은행 예금을 대체할 새로운 금융상품으로 급부상하면서 증권사마다 담보대출, 교통카드, 체크카드 등 다양한 서비스가 결합한 신상품을 선보이며 고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 들어 대우증권, 굿모닝신한증권, 서울증권, 신영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새로 CMA 영업을 시작했다.

대우증권은 지난 3월 말부터 랩어카운트 방식의 금융기관예금형 CMA를 새롭게 선보이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최근 CMA 잔고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은행 예금에 비해 높은 이자율이 부각되면서 은행권의 수신자금이 증권사 CMA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은행 보통예금의 경우 연 0.1~0.3%의 수준의 이자를 제공하는 반면 증권사 CMA는 연 이자율이 4.2~4.6%에 이른다.

최근 은행권에서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 CMA에 대항할 고금리의 예금 상품을 출시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에 국한돼 여전히 대세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기존의 단기 자금 운용처로 쓰이던 MMF가 미래가격제(익일가 기준 결제) 시행으로 투자 매력이 낮아진 것도 투자자들이 CMA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의 발전과 함께 사회적인 무게중심이 ‘저축’에서 ‘투자’로 옮겨가고 있는 데다, 자통법의 제정을 계기로 지급결제 업무가 허용되는 등 증권사들의 서비스가 강화되고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자금 이동’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김승철 마케팅팀 과장은 “자통법이 시행되면 은행예금과 기능상의 구분이 거의 없어져 CMA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 이라고 예상했다.그는 또 “은행 자금이 증권으로 넘어오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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