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M&A 시장 ‘태풍의 눈’

‘우투펀드’ 레이크사이트CC 경영권 장악

  • 입력 2007.08.16 00:00
  • 기자명 장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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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이 포함된 대규모의 사모펀드가 국내 최대 골프장을 적대적으로 인수해 향후 사모펀드를 통한 인수합병(M&A)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우리투자증권 마르스제이호사모투자전문회사(마르스2호 PEF)는 지난 14일자로 대표이사 신영칠 외 4인을 ㈜서울레이크사이드의 신규이사로 등기 완료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레이크사이드 대표이사인 윤대일씨 등은 물러나게 됐다.

사모펀드가 국내 기업을 적대적으로 인수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레이크사이드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사모펀드를 통한 기업의 M&A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르스2호PEF는 우리투자증권이 중심이 돼 정부 산하 연기금 등이 참여해 연초 설립된 국내 최대의 사모펀드로 알려졌다.

정확한 재원 규모와 투자자들은 비밀로 부쳐져 있으나 투자주체들의 상당수가 연기금임을 감안할 때 자산규모가 수천억원에 이르고 투자기간도 4~6년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증권이 작년 9월 마르스1호PEF를 출범해 샘표식품의 지분 24%를 인수, 2대주주의 자리에 오른 후 두번째로 조성된 사모펀드다.

마르스2호는 당초 레이크사이드골프장의 대주주인 윤대일 전 대표이사 등과 협의를 통해 골프장의 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었으나, 윤 전 대표 등의 비협조로 적대적 인수에 나섰다.

마르스2호는 이 과정에서 윤대일 전대표와 그의 형인 윤맹철씨의 지분 9%가 소유권 논란이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주권반환소송을 제기함으로써 관련 지분의 의결권을 정지시킨후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경영권을 장악했다.

레이크사이드는 마르스2호가 47.5%, 윤대일씨 등이 42.5%의 의결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나머지 9%는 윤맹철씨와 윤대일씨간의 소유권 분쟁으로 의결권이 정지된 상태다.

이 사모펀드는 앞으로 레이크사이드의 재무회계 투명성을 높여 불필요한 비용을 줄임과 동시에 골프텔 건설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레이크사이드골프장은 코스설계와 접근성, 회원권가치 등을 감안할 때 향후 국내에서 유일하게 1조원대의 가치가 있는 골프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자금이 넘쳐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앞으로 사모펀드를 통한 인수합병(M&A)은 계속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모펀드 관련법안이 이미 만들어져 있었음에도 사회적인 인식 때문에 단기투자이익을 노리는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가 부진했으나 최근 전세계적인 투자패턴의 변화 속에서 국내의 분위기도 바뀌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1998년 환란을 겪는 과정에서 국내 대형 은행과 기업들이 외국계 사모펀드로 넘어가 국부가 유출되는 사례를 경험하면서 사모펀드에 대해 반감이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도 과거 환란과정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넘치는 자금을 펀드로 조성해 해외로 진출하거나 국내의 알짜 기업을 인수해 수익률을 높인후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대로 조성되고 있다.

문제는 국내의 경우 자금은 풍부하지만 M&A를 진행할 매물이 부족하고 괜챤은 물건은 가격이 너무 비싸 사모펀드를 통한 M&A가 활성화하기에는 여건이 아직 미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마르스2호PEF의 조병주 팀장은 “잘 하는 기업의 경영권을 왜 빼앗는가라는 곱지않은 시선이 부담된다”고 토로하면서도 “레이크사이드 경영권 인수가 기업가치를 높여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높여주는 좋은 선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벤처투자 권성철 사장은 “사모펀드들은 궁극적으로 회사를 더 가치 있게 만들어 되파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경영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놀고 먹는 CEO나 하는 일 없는 대주주 등은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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