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사상 최대 낙폭…요동치는 금융시장

125.91포인트 하락…1691.98로 장 마감

  • 입력 2007.08.17 00:00
  • 기자명 장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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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 대출) 부실 문제로 촉발된 미국발 신용경색 여파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5.91포인트(6.93%) 하락한 1691.98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77.85포인트(10.15%) 내린 689.07을 기록했다.

이는 종전의 사상 최대의 낙폭 기록인 2000년 4월17일 93.17포인트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이날 시가총액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총 933조360억원으로 전날보다 72조4000억원 급감했다.

지난달 25일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했을 당시의 시가총액 1103조8960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보름 만에 170조8600억원이 사라진 셈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선물가격이 장중 5% 이상 하락하는 급락세를 보임에 따라 오전 9시 12분부터 ‘사이드카’가 발동됐으며,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오전 9시 56분부터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선물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변동된 상태에서 1분 이상 거래를 지속할 경우 프로그램 매매 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제도다.

또 오후 1시 20분부터는 코스닥지수가 10% 이상 하락한 채 1분 간 지속됨에 따라 코스닥시장의 주식 및 선물 매매를 20분 간 정지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2006년 1월 23일에 이어 사상 두번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로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가 커지면서 전날 뉴욕 증시가 급락한 데다 앤 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 우려, 중국 긴축 우려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증시의 ‘패닉’ 현상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주가하락에 따른 신용융자 계좌의 반대 매매도 주가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됐다.

대신증권 구희진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 유동성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무려 8조7243억원을 매도한 외국인은 이날도 ‘팔자’에 나서 1조365억원을 매도했다. 이는 일일 거래량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순매도 기록으로 한달 새 무려 9조7608억원을 매도한 셈이다

더구나 하락장에서 ‘사자’에 나서며 지수 하락을 방어했던 개인이 투매에 동참해 6987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증시 폭락에 일조했다.

기관만이 1조4981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나홀로 매수’에 나섰지만 지수 급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이 튼튼해 장기 상승 추세가 살아있다며 섣부른 투매는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대우증권의 김정훈 연구위원은 “코스피지수가 추가 하락할 수 있지만 그 하락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투자자들은 섣부른 투매에 동참하기보다는 국내 증시의 중장기 상승 추세를 믿고 저가 매수를 고려하는 편이 수익률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는데다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로 안전자산인 달러화 사재기가 급증하면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80원 급등한 946.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5개월만에 최고 수준으로 환율이 940원대 종가를 기록한 것은 3월 30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발 신용경색 우려에 안전자산인 채권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져 채권 시장에서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5.28%로 전날보다 0.06%포인트 하락했다.

대신증권의 성진경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달러나 채권에 대한 선호는 올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너무 높아던 것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며 유럽 중앙은행에서 금리인하 등의 조치가 나오면 주식시장도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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