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업실적 3년만에 호전

굴뚝업종 선전…순이익 20% 급증

  • 입력 2007.08.21 00:00
  • 기자명 장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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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들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굴뚝업종’의 선전에 힘입어 3년 만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세계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와 내수회복, 환율하락 등의 영향을 받아 상장사들의 실적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544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343조9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27조2000억원으로 19.8% 급증했다.

이로써 2004년 이후 줄곧 악화일로를 걷던 기업실적은 3년 만에 호전됐다.

작년 상반기 상장사의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으며 2005년 상반기에도 전년비 11.6%의 감소세를 나타냈었다.

반도체 가격 하락과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상장사의 실적이 개선된 것은 조선과 화학, 철강 등 이른바 ‘굴뚝업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조선주가 포함된 운수장비(83.03%)와 철강·금속(39.96%), 기계(194.45%), 화학(51.39%) 등 중국 관련주로 분류되는 업종은 선박 수주물량 증가와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의 안정에 힘입어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금융업종도 대출자산 증가와 연체율 하락 덕분에 상반기 순이익이 15.2% 늘었다.

반면 전기·전자는 반도체 가격 하락 여파로 순이익이 2.40% 감소했으며 건설(-15.84%)과 통신(-9.19%), 음식료품(-25.66%) 등 일부 내수 업종도 이익이 감소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상반기 국내 기업의 실적은 미국의 경기둔화와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회복세를 보였다”면서 “정보기술(IT)과 내수, 건설 등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중국 등 신흥시장의 고성장과 인프라 투자 확대로 조선과 기계, 석유화학, 철강, 해운 등의 실적회복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10대 그룹 가운데는 LG그룹의 순이익이 652.81% 급증해 실적개선이 가장 두드러졌으며 조선업을 영위하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순이익도 260.17% 늘었다.

이 밖에 한화(47.78%)와 현대차(18.72%), SK(4.49%), 롯데(3.08%) 등도 순이익이 증가했다.

반면 금호아시아나그룹(-33.96%)과 삼성그룹(-5.85%), GS그룹(-0.69%), 한진그룹(적자전환) 등은 주력 계열사의 실적부진 여파로 순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전환했다.

58개 10대그룹 계열사의 전체 매출액은 158조9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0% 늘었고, 순이익은 11조2000억원으로 14.4% 증가했다.

10대그룹에 속하지 않은 476개사의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10.4%, 27.8%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실적개선 속도 측면에서 뒤졌다.

한편 분석대상 544개 상장사의 82.7%에 해당하는 450개사가 흑자를 기록했으며 작년 상반기에 비해 흑자기업 비율은 82.1%에서 82.7%로 늘었다.

국내 증권사들은 세계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와 완만한 내수 회복,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을 근거로 하반기에도 상장사들의 실적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의 조 부장은 “하반기에도 글로벌 신용경색과 미국 소비 둔화 가능성 등 부정적인 변수가 잠재돼 있지만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와 최근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경쟁력 회복 등으로 수출주와 중국 관련주를 중심으로 실적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내수의 본격적인 회복 여부와 2.4분기를 바닥으로 좋아지고 있는 IT주의 실적개선 속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하반기에는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원·달러 환율이 940~950원 수준이면 수출주에 큰 호재인 데다 최근 내수경기가 완만하게나마 좋아지고 있는 것도 기업실적에 긍정적”이라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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