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유무역지역 새 발상 필요

  • 입력 2006.04.25 00:00
  • 기자명 심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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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출범한 마산수출자유지역은 20년 전 3만6천명을 고용하던 마산 경제의 버팀목이었다. 30년 세월을 거치면서 작년 말 현재 8,000여명으로 고용수준이 뚝 떨어졌다.

특히 올해에는 세계 최대 휴대폰업체인 핀란드 노키아와 일본의 소니가 한국 내 생산량을 줄임에 따라 1,000명 정도의 고용상실과 지역 연관산업에 심대한 파급영향을 미치고 있다.

입주 기업 중 노키아와 소니의 위상은 일본 산요 계열 3개사를 포함하여 5개 업체가 지난해 매출 4조1360억원으로 전체 72개 사 매출(4조4000억원)의 94%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그 중 가장 큰 대표 업체인 노키아TMC가 올해 1700여 명의 생산 인력 중 약 30%인 500명을 줄이며, 한국소니전자도 올해 들어 벌써 전체 직원 1800여 명의 25% 가량인 450여 명을 희망 퇴직시켰다.

과거에는 노사문제와 외환위기로 인하여 어려움에 봉착했던 자유무역지역이 이제 임금과 환율이라는 감내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를 만나고 있다. 투자기업의 입장에서는 이런 불리함을 상쇄할 정도로 다른 매력요인을 창출하지 않는 한 현재의 기업들마저 제대로 지키기가 사실 어렵다.

자유무역지역 조성 36년 동안 도로나 지역 확장을 한번도 하지 않는 등 인프라 투자를 게을리 한 것도 기업의 이탈을 부채질하는 상황이다. 연관산업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볼 때 자유무역지역의 활성화는 이 지역 생존의 문제이다. 자유무역지역은 장기적으로 고용증대를 고려한 구조적 변화를 통하여 연구 중심 기업과 산업디자인 업체를 포함한 서비스 중심의 고부가가치 기업을 유치하여야 한다. 이를 위한 다양하면서도 과감한 유인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투자기업이 요구한다면 규제철폐를 위한 제도적 노력과 풍부한 지원을 내놓아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한국의 경제규모에 적합한 자유무역지역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마케팅에 나설 때다. 배가 떠나고 나서 손을 들 때엔 때가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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