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의를 빚은 서울시장의 ‘황제테니스’를 연상케 하는 ‘황제 배드민턴장’이 마산산호공원에 건립 됐으나 제대로 사용해보기도 전에 철거를 해야 할, 황당한 처지에 놓여 책임소재에 대한 공방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마산시는 지난해 11월 마산시산호공원 531-2 외 1필지에 실내 면적 495평방미터의 실내 체육관 건립공사에 착수, 지난 3월 준공했다. 이 공사에는 사업비 2억1000만원(경남도 보조금 8000만원 투입)이 투입돼 가로 16.5m 세로 30m 높이 9m의 철제 실내 정규 배드민턴 코트 4개를 설치, 야간이나 우천시에도 공원실내에서 운동을 즐길수 있도록 건립됐다.
그러나 이 실내체육관은 공원의 정상에서 마산 앞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충혼탑과 봉안각의 전방을 바로 막아 보훈가족들과 일부시민들의 반발을 산 끝에 최근 시가 철거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보훈가족과 시민들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의 위패를 모신 충혼탑과 봉안각의 앞을 가린채 매일 아침 운동을 한다”며 “사용하면 쿵쿵 울려될게 뻔한 시설을 시가 나서서 갖춘다는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반발했다.
또 시설의 철거에만도 5800만원이라는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지자 시민들은 “짓고 뜯는데 3억원이 넘는 시예산을 함부로 낭비한 행정을 가만히 두어서는 안된다”며 책임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과 시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수년전 산호공원 조성계획을 수립하고 공사에 앞서 계획안을 공표하는 등 여론수렴시에도 아무말 없다가 지금와서 반대하는 처사는 납득이 안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성윤희기자 tara@jo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