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증권시장의 축제

  • 입력 2007.11.12 00:00
  • 기자명 문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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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로 떠나온 지 어느덧 4개월여가 지나는 동안 이곳은 필자에게 삶의 활력소 역할을 해주고 있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금년 여름에 필자에게 선사해 준 시원한 바다의 정취, 그리고 아직도 필자의 뇌리와 귓가에 맴돌고 있는 바다축제, 국제영화제를 비롯한 다양한 축제의 열기가 그것이다.

무릇 축제는 그 의미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놀이적 요소인 축(祝)과 종교적 요소인 제(祭)가 어우러져 있지만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는 아무래도 복잡 다양한 현실세계에서 삶을 영위하는 동안 쌓일 수밖에 없는 스트레스를 일거에 날려버리고 신명나게 놀아볼 수 있는 축(祝)의 의미가 액운을 없애고 복을 불러 풍요와 건강을 유지하고자 하였던 제(祭)의 의미보다 더 다가오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바야흐로 증권시장에서도 주식의 시가총액이 1000조원에 달하고, 코스닥 상장업체수도 1000개를 넘어서고, 주가지수 2000돌파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면서 축제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필자에게 축(祝)의 의미가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은 국민의 재산관리기관인 증권예탁결제원이 관리하고 있는 주식, 채권, 단기금융상품 등 유가증권의 시가총액이 최근에 2000조원을 돌파함으로써 증권시장에 새로운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2000조원하면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의 천문학적인 액수인데 이는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약 4200만원을 예탁한 것과 같으며, 2007년도 말 전국아파트시가총액(약 1500조원)의 1.3배, 2006년도 12월말 국내은행자산총계(약 1313조원)의 1.5배 및 올해 국가총예산(238조원)의 8.4배에 달하는 금액이기도 하다.

그런데 무엇이 이토록 의미 있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는가? 부·울·경에서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느낀 바로는 먼저 기업가 정신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이곳 부·울·경 소재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최근에 증권시장에서 주도하는 양상을 보여주는 것처럼, 최근에 개최한 상장 및 주식실무설명회에서 보여준 그 열기, 다시 말하자면 성장을 위한 제2의 도약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증권시장에 그 첫발을 내딛고자 하는 그 열정이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야말로 우리나라 증권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첫 단추이자 국가의 성장 동력의 밑거름이 되고 부의 분배를 실현시켜 진정한 자본민주주의를 꽃피우는 것이므로 축제의 장을 만드는 가장 본질적인 요소라 할 것이다.

이외에도 투자자의 투자문화의 변화, 중소기업청 등을 비롯한 관계기관의 노력 등도 주요요인으로 꼽을 수 있지만, 간과할 수 없는 또 다른 주요요인 중의 하나는 금융 인프라를 들 수 있다. 바로 기업과 투자자간의 가교역할을 해주는 명의개서 대리인제도이다. 이는 마치 축제에 참가하려는 사람 모두가 축제에 참가할 수 있으려면, 누구나가 쉽게 축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로 등 기반시설을 잘 갖추어 놓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최근에 상장기업 1700여개사, 비상장기업 1200여개사 등 총3000여개의 기업이 유가증권을 발행하였으나 앞으로도 유가증권을 발행하려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며, 주식투자인구 또한 400만 명을 넘어 지속적으로 증가가 예상됨으로 명의개서대리인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

이는 기업의 주식사무(corporate action)를 이의 전문기관인 명의개서대리인이 기업을 대신하여 처리해 줌으로써 무한경쟁시대에서 기업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으며, 투자자 및 시장참여자에게는 신속하게 유가증권 및 관련정보 등을 제공해 줌으로써 시장에 이미 진출하였거나 앞으로 진출하기를 원하는 모두의 기대수준을 충족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증권예탁결제원 부산지원은 부·울·경 소재 기업들이 시장에 첫 발을 잘 내딛을 수 있도록 주식사무 전문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다짐해 보며 아울러 이곳 부·울·경이 제2, 제3의 증권시장의 축제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동규 증권예탁결제원 부산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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