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순국선열들의 넋을 돌아보다

  • 입력 2007.11.15 00:00
  • 기자명 문정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1월 15일은 2007년도 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날이었다. 전국이 수험생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집중되어 있는 이 국가적 행사의 지척에 순국선열의 날이 있다.

사실 독립운동과 관련하여 3.1절이나 광복절은 누구에게나 알려진 기념일이지만, 순국선열의 날이라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런 날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고, 그나마도 정확한 날짜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이 기념일이 수능이라는 너무나 큰 사회적 관심사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도 어느 정도 이유가 있지 않나하는 생각도 해본다.

순국선열이라 함은 일제의 국권침탈 전후로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국내외에서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하기 위하여 항거하다가 그로 인하여 순국한 분을 말하는 것으로서 ‘순국선열(殉國先烈)의 날’은 일제에 침탈당한 국권회복을 위하여 투쟁하신 수많은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독립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순국선열의 희생정신을 민족정기의 귀감으로 삼고자 제정한 기념일이다. ‘순국선열(殉國先烈)의 날’은 대한제국의 국권이 실질적으로 침탈당한 을사조약(1905)이 늑결된 날인 11월 17일을 전후하여 많은 분들이 순국하셨기에 1939년 11월 21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임시의정원 제31회 회의에서 항일투쟁으로 순국하신 선열들의 얼과 위훈을 기념하고자 임시정부의 법정기념일로 제정한 것이 효시가 되었다.

광복 후에도 광복회, 순국선열유족회 등이 주관하여 매년 11월 17일 추모행사만을 거행하여 오다가 1988년 9월 이후 광복회를 비롯한 독립운동 단체들이 순국선열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복원하여 줄 것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 1997년 5월 9일 ‘순국선열(殉國先烈)의 날’을 정부기념일로 제정·공포하여 오늘에 이른다.

정부에서는 일제강점 하에서 조국광복에 헌신하신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위국헌신정신을 계승하고 국민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백범기념관에서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을 거행한다. 또한 부산에서는 11월 23일 어린이대공원입구 부산항일학생운동기념탑 앞에서 일제 강점기 말기에 우리고장 최대의 항일학생운동이었던 1940년 11월 23일의 ‘노다이 사건’을 기념하는 부산항일 학생의거 기념식이 열리고 부산시청에서는 부산지역 항일독립운동가 재조명 학술회의가 개최된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통로이자 미래발전의 토대이며 오늘을 살아가는 세대들의 훌륭한 지침서이기도 하다.

수능에 대한 압박감에서 벗어난 자녀들과 함께 주변 현충시설을 돌아보며 순국선열들과 독립운동가들의 애끓는 나라사랑정신을 기억해 보는 것은 어떨까.

조국의 독립을 위해 어느 먼 이국땅에서 혹은 남의 손에 넘어간 내 나라 내 땅에서 꿋꿋한 기개로 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열사봉공하신 선조들의 위국충정의 정신을 일깨워 자라나는 세대들이 조국과 민족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되새기게 하는 것, 이것이 수능날 의례껏 건네는 찹쌀떡 보다 더 값진 것이 아닌가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조진희 부산지방보훈청 총무과 홍보담당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