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승의 The Book] 짧은 기간에 삶을 재충전 해보자

열흘짜리 배낭여행. 김유경. 예담. 1만2천원

  • 입력 2007.11.19 00:00
  • 기자명 하정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모 조사기관에서 실시한 앙케이트 결과를 보면 ‘직장에 다니면서 가장 이루고 싶은 소망 1위’가 배낭여행이었다. 대학 때 해외 배낭여행을 경험한 젊은 직장인은 그들대로, 해외여행 자유화 초기나 그 이전 시기에 대학을 졸업한 중장년층 직장인은 그 나름대로 배낭 하나 매고 훌쩍 떠나 보는 휴식과 모험을 갈망하는 것이다. 하지만 직장 생활에 쫓기다 보면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서 해외 출장의 경험으로 대체하거나 리조트 중심의 패키지 여행에 만족하기 쉽다.

또 1년에 정해져 있는 휴가일수가 있더라도 자기 편의대로 선뜻 이용할 수 있을까 두려워한다. 휴가원을 들고 상사 앞에 섰을 때의 두려움, 나의 공백으로 인해 동료들에게 가중될 업무량을 감안하면 실제로 여행을 감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저자가 여행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걸핏하면 그만둔다 투덜대다가도 진짜로 잘릴까봐 가슴 졸이는 여느 한국의 직장인’과 다르지 않다. 졸업을 했으니, 나이 값을 하려니, 생활을 하려니 구했던 직장 생활인지라, 늘 언젠가는 다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찾아보고 싶었다. 하지만 사표를 던져야 했던 비장한 순간이 오자, 자신에게 사표를 던질 배짱도 용기도 여유도 없었음을 깨달았다. 그 때부터는 절대로 ‘그만두겠다’는 빈말을 하지 않고 어학 강좌, 웹디자인 학원, 사진 수업 등 취미생활을 찾아 헤매다가 여행을 만났다. 떠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삶과 직장, 모두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말하는 그녀의 여행기는, 매너리즘에 빠져 돌파구를 찾는 수많은 이 땅의 직장인들에게 작은 일탈을 속닥속닥 꼬드긴다. 하지만 여행은 가장 쉽게, 재미있게 하는 자기계발 프로젝트이자 재충전의 시간이다. 《열흘 짜리 배낭여행》은 저자가 동명의 홈페이지에서 비슷한 처지의 직장인들과 나누었던 공동의 고민과 질문들을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레짐작과 달리 상사들은 ‘방구들 짊어지고 잠만 자거나 술만 퍼 마시다가 휴가를 소진하는’ 것보다 여행을 권장하고 칭찬한다는 사실을 들어서 첫걸음을 떼어 보기를 권한다.

해외여행을 한 번 다녀온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갈수록 자신만의 맞춤 여행을 즐기는 SㆍEㆍLㆍF 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다. SㆍEㆍLㆍF 여행이란, 스스로 일정을 짜고(self) 비교적 자주 해외여행을 다니면서(easy, frequent) 자신만의 테마를 가지고(luxurious) 여행하는 여행객을 지칭하는 말이다.

《열흘 짜리 배낭여행》에서는 저자가 6개월씩 여행을 준비하고 여행을 다니면서 사용한 경비의 1달러까지도 꼼꼼하게 기록한 ‘트래블 다이어리’를 보여 줌으로써 SㆍEㆍLㆍF 여행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러시아, 터키, 이집트, 미얀마, 스페인 등 최근 선호도가 높아진 여행지들을 열흘이라는 짧은 기간에 돌아볼 수 있는 루트까지 치밀하게 보여 주고 있어서 누구든지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연휴 내내 잠만 자면서 방전될 것인가, 여행으로 재충전할 것인가!

놀면서 실행하는 직장인의 자기계발 프로젝트 ‘열흘 짜리 배낭여행’

교보문고 창원점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