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119와 국민은 공생의 관계

  • 입력 2015.07.13 11:20
  • 기자명 /창녕소방서 구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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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원전 로마사회를 지탱한 중요한 힘의 원천 중 하나로 파트로네스와 클리엔테스의 관계를 들 수 있다.

 이는 로마와 주변국가의 관계를 일컫는 말로써, 파트로네스는 클리엔테스를 보호하여주며, 클리엔테스는 유사시 파트로네스에게 힘을 보태주어 함께 위기를 해쳐나가는 공생(共生)의 관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관계는 단지 강자와 약자사이의 약육강식의 관계가 아닌 믿음과 신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상부상조(相扶相助)의 관계였기에 오랜기간 로마와 주변국가들이 발전함에 있어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었다.

 파트로네스와 클리엔테스의 관계를 우리는 악어와 악어새에서 볼 수 있다. 악어와 악어새는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공생의 관계를 유지하기에 양쪽 모두 어렵지 않게 이익을 취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는 어떤 형식으로 파트로네스와 클리엔테스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까?

 그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바로 119와 국민의 관계다. 화재·구조·구급 등 국민에게 위험한 일이 발생하면 어디든 달려가는 소방대원과, 소방대원만의 힘으로 부족할 때 힘을 보태어 도움을 주는 국민. 이것이 바로 현대사회에서 볼 수 있는 파트로네스와 클리엔테스의 관계다.

 화재·구조·구급 등의 출동이 생기면 긴급하게 119의 도움을 필요로하는 시민을 위해 소방대원은 1분 1초라도 빨리 가기위해 노력을 한다. 그리고 운전자는 소방차를 보면 어딘가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고 기꺼이 길을 양보해준다.

 지금 하는 소방출동이 언젠가는 나와 내 가족의 안전을 지켜주기 위한 출동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그 누구도 소방차에게 길을 양보해주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지 않는다.

 또한 화재·구조·구급 등의 현장에서 소방대원은 불안에 떨며 무서워하고 있을 요구조자를 위해 최선을 다해 현장활동에 임한다. 그리고 현장활동 중 주변 시민의 도움이 필요할 때 주저하지 않고 기꺼이 도움을 준다.

 하지만 아직 이러한 상부상조(相扶相助)의 관계가 완전하게 정착이 됐다고 볼 수 없다. 아직도 우리사회 일부에서 볼 수 있는 개인이기주의가 이를 방증한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인데’ ‘나에겐 119 도움을 받을 일이 일어나지 않을거야’라는 안전불감증에 기초한 안일한 생각은 반드시 지양돼야 한다.

 재난·재해·사고는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119와 국민의 바람직한 관계개선을 위해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창녕소방서 구조대 김성수
▲ 창녕소방서 구조대 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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