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봉 칼럼] 광복 70주년을 되새기며

  • 입력 2015.08.10 10:27
  • 수정 2015.08.10 13:42
  • 기자명 /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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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직 대통령의 동생이자 공화당 신동욱 총재 부인인 박근령씨의 일본미화 발언이 국가정체성에 대한 도전인지? 사실을 사실대로 표현한 개인의 소신 발언인지? 자신보다 너무 잘나가는 언니인 대통령에 대한 어깃장인가를? 놓고 80%가 넘는 국민들을 분기탱천하게 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요새도 고작 한국 외교는 걸핏하면 독도와 군사우호조약, 동해냐 일본해냐를 놓고 벌이는 우스꽝스러운 짓거리로 일관하고 있고 시쳇말로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보고 있는 격이다. 1000년 이상을 아니, 그 이전부터 왜구에게 시달려온 우리의 과거 역사는 이미 지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노골적으로 발톱을 들이대 놓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인식에 대해 말 바꾸기를 하는 일본에 대해 대응하려하는 성숙된 정부의 외교와 국민사고방식은 언제나 3일 천하로 성토가 끝나고 말았다.

 박근령씨는 아마 그것을 말하고자 한 것인데 말이란 하다보면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고 마는 법이다. 그녀가 이처럼 여론이 들끓어도 그 문제에 대한 정답을 내놓지 못하는 것을 보니 단순한 아녀자의 단견에 온 나라가 벌집 쑤신 것처럼 떠들썩한 것이 별로 유쾌하지가 못하다.

 필자는 박근령씨가 임진·정유재란과 을사늑약 이후 36년 동안 우리 민족이 왜구인 일본에 살육당한 백성들의 슬픔과 빼앗긴 들(?)과, 납치하고 도둑질해간 장인들과 우리 문화재가 버젓이 일본의 국보로 둔갑해 전시돼 있는 사실을 아는지 의아스럽다.

 또한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유교적 관념에서만 자란 규중처자들을 강제로 징발해 위안부로 끌고 가 성노예로 만든 사실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평생을 청와대에서 공주처럼 자란 그녀이니 그런 사실을 알 까닭이 없을 것이다. 그녀 역시 공화당 총재의 부인이니 정치인의 아내다.

 정치인의 아내가 불과 70년 전에 그녀의 조국이 식민지로 침탈돼 강제징용과 강제 위안부로 끌려간 역사적 인식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면 곤란하다.

 정치인의 부인이기 이전에 전직 대통령의 딸이자 현직 대통령의 여동생이라면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주는 메시지가 오히려 아버지와 언니를 돕고 유명무실한 공화당에서 단 한석이라도 선량을 당선시키는 절호의 찬스를 놓치고 만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역사적인 사실은 왜곡할 수 없다. ‘역사는 반복 될 뿐이다’라는 영국의 사상가인 E. H. CAR(E. H. 카)의 일침 앞에서 일본 왕이나 수상의 말 한 마디에 일희일비하며 과거에만 매달려온 대한민국이 한없이 초라해 보인다.

 우리는 해방되고 난 직후부터 예측 가능한 일본인들의 행동엔 관심조차 없었고 고작 한다는 소리가 청구권자금을 받아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지 않았으면 오늘의 부국이 이뤄졌겠나? 라는 대답은 정답이 아니다.

 유태인들은 홀로코스트에 대한 보상을 받은 일이 없다. 영원토록 그들의 역사로 남겨둔 것이다. 반일과 극일은 다르다. 일본의 침탈이 없었으면 철도와 전기는 아직까지 건설되지 못했을 거라는 노인네들의 일본 향수 역시 정답이 아니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퇴역 및 현직 공무원과 군무원, 현직 군인이나 공무원들이 주로 사는 곳인데도 해마다 20% 정도 밖에 국기가 걸리지 않는다. 더군다나 올해 정부는 하루 전날을 임시공휴일로 정했다고 한다.

 아마 그들에겐 유급휴가에다 하루 더 놀고먹는 날이 늘었을 뿐이다. 정치는 뉘앙스로 하는 게 아니라 약속으로 하는 것이다. 그게 정치의 허브다.

 광복 70주년을 앞둔 시절에 우리 위정자들, 특히 국방과 치안을 사수하는 군인과 경찰, 홍익인간을 양성한다는 교육자들을 보라. 온통 부패와 성매매 국가로 전락시키기에 혈안이 돼 있지 않나? 요즘 미디어 매체는 사회전반에서 불거진 성 추문을 보도하는 포르노잡지로 전락해린 느낌이다.

 우리는 60년대부터 지일(知日)과 극일(克日)로 나뉘어 양비론으로 일본을 대했고 요즘은 한류열풍이 반일시민단체들의 친일청산이란 그나마 작은 외침을 더 작게 만들어 버렸다.

 일본을 이기는 것은 일본보다 더 부국강병을 위해 단결하고 과거의 역사의식을 베개 밑에 두고 잊지 않는 게 광복 70주년을 앞둔 국민적 의무이자 공감대이다. 특히 대한민국의 상징인 태극기가 이번 광복절에는 온 거리, 가가호호에 게양되는 게 일본을 이기는 것이라는 것을 상기시켜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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