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개권유익(開卷有益)

  • 입력 2015.10.26 16:24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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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수연담록은 송(宋)나라 왕벽지(王闢之)가 남송(南宋) 고종(高宗) 이전의 잡다한 일화들을 모아 엮은 책인데, 이 책의 6권에는 독서를 무척 좋아했던 송나라 태종(太宗)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태종은 이방(李昉) 등 14명의 학자들에게 사서(辭書)를 편찬하도록 명했다. 이들은 이전에 발간된 많은 책들을 널리 인용하는 등, 7년 동안의 작업을 통해 사서를 완성했다. 55개 부문으로 1000권에 달하는 방대한 이 책은 처음 서명을 태평편류(太平編類)라 했으나 후에는 태평어람(太平御覽)으로 개칭했다.

 태종은 이 사서가 완성되자 몹시 기뻐하며 매일 이 책을 읽었다. 스스로 하루에 세권씩 읽도록 정해 놓고, 정사(政事)로 인해 못 읽는 경우에는 쉬는 날 이를 보충했다.

 자신의 건강을 걱정하는 신하들에게, 태종은 항상 다음과 같이 말했다. “책을 펼치면 이로움이 있으니, 짐은 이를 피로하다 여기지 않소(開卷有益, 朕不以爲勞也)”개권유익(開卷有益.Reading gives advantages)이란 ‘책을 읽으면 이로움이 있음’을 말한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또 가을은 사랑의 계절이기도 한 것 같다. 떨어지는 낙엽에 누구나 시인이 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세상을 알아가는 것이요, 또한 나를 내려놓고 새로운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수단이기도 하다.

 현자(賢者)들은 책속에 바른 길이 있다고 했다. 지혜로운 자들은 항상 책을 가까이 두고 그 속에서 방법을 찾곤 한다.

 우자(愚者)들도 책을 읽는다. 하지만 어리석은 사람들은 오직 자신이 읽은 단 한권의 책속에서 세상의 모든 이치를 찾아 헤맨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살면서‘오로지 책 한권만 읽은 사람’이라고 한다.

 ‘길에서 길을 찾는다’란 말이 있다. 이는 ‘진리는 단순하고 평범한 곳에 있다’라고 기자는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산청군도 ‘산청에서 산청’을 찾아야 한다.

 산청이라는 책의 저자는 주민들이 되어야 한다. 책을 쓰고 엮는 이들은 행정과 의회와 주민들이 더불어 저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진심을 가지고 평범함에서 사람으로서의 정(情)을 나눌 때, 산청을 읽는 이들은 감동을 받을 것이다.

 지난번 산청에서는 ‘대한민국 산림박람회’라는 제목으로 책을 엮어 산청을 찾는 이들에게 감동으로 선사 했다.

 뿐만 아니라 산청에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 거리가 너무 많다. 오는 31일에는 전국 법원장들이 ‘가을, 산청으로의 여행’이라는 책을 읽기 위해 산청을 방문한다. 우리는 여기에서 가식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있는 모습 그대로 진솔한 책을 펼치면 된다. 가장 진솔한 모습이 가장 큰 감동임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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