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 위안부 영화 귀향 개봉

14년만 완성된 진혼곡…관람객들 多 공감·위로 바라
장소협찬·후원 참여 거창서 24일부터·단체관람 붐

  • 입력 2016.02.21 19:11
  • 수정 2016.02.21 19:47
  • 기자명 /장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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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안부 할머니의 혼이라도 모셔오자는 내용을 다룬 영화 ‘귀향(鬼鄕)’이 14년간의 준비기간과 제작 후 8개월의 노력 끝에 전국의 75000 명 후원자와 소액기부, 재능기부자들의 도움으로 오는 24일 거창에서 개봉한다.

 개봉을 준비하던 중 일본과의 국가 간 위안부 협상이 타결되는 미묘한 시점에서 영화가 개봉돼 국민적 관심도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주목된다. 그러나 귀향은 일본의 만행과 정치적 부분에 비중을 줄이고 제목에서처럼 혼백이나마 고향으로 데려와 달래자는 진혼곡에 가깝다.

 귀향은 메가폰을 잡은 조정래 감독이 14년간이라는 끈질긴 노력과 집념 끝에 내놓은 혼과 같은 작품이다. 구상에서 각본, 연출, 제작과 후원자 모집까지 14년간의 기간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끌려가던 소녀시절의 나이와 같다.

 이 영화를 만들면서 조 감독은 다중 채무자가 됐다. 수많은 후원자와 재능기부자들, 그리고 당사자들인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정신적 빚을 지고 만들어 졌다. 그러나 채권자들은 빚을 받을 생각이 없다. 영화의 성공을 관객으로 본다면 많은 관람객이 찾아 공감과 위로를 통해 빚을 갚고 싶다고 한다.

 자치단체와 학계에서 단체상영과 관람장소 제공 소식도 들린다. 대형자금이 쏠리는 블록버스터나 상업 영화와 달리 소액의 대중후원과 기부로 만든 귀향은 제작도 더뎠고 개봉도 늦어졌다. 최근 서울시는 관람 장소를 지원하겠다는 발표도 했다.

 영화의 촬영지인 경남 거창군은 장소협찬과 후원을 통해 영화의 완성에 참여했다. 주인공 최리(무녀 은경역)와 정무지(일본군역)씨의 고향이라는 인연으로 시작돼 아름다운 경관에 반한 감독이 촬영지로 거창군을 선택했다. 15세 이상 관람이 가능한 점에서 학생들의 학습과 단체관람을 통해 거창군에서는 붐을 조성해 나가고 있다.

 재능기부로 참여한 배우들과 스태프를 포함해서 비교적 적은 제작비가 투입됐지만 손익분기점은 600000 명 정도로 추산된다. 영화를 개봉하기 전 계약 직전까지 갔던 중국쪽 투자가 무산되기도 했다.

 위안부 문제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에게도 공동의 아픔이 있고 최근 한·중·일 국제관계도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러한 대외관계와 한·일 위안부 협상 타결이라는 시점에서 개봉되는 귀향은 민간차원의 중요한 문화적 증거다. 중국과 동남아로도 수출되고 공감대를 넓힌다면 꼬여가는 동아시아 정세에서 문화적 기여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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