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필요한, 생각 길러주는 인문학’

한귀은 교수 “흔들릴 때 기둥 될 책”

  • 입력 2016.02.21 19:18
  • 수정 2016.02.21 19:51
  • 기자명 /김실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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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귀은 교수와 저서 표지.
▲ 한귀은 교수와 저서 표지.

 아이와 자신 모두 잘 성장하고 싶은 엄마들에게 인문학을 하는 습관을 가져보길 권하는 책이 나왔다.

 국립 경상대학교(GNU·총장 직무대리 정병훈)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한귀은 교수가 펴낸 ‘하루 10분 엄마의 인문학 습관’(예담Friend, 292쪽, 13800원)이 그것이다.

 한귀은 교수는 프롤로그에서 “이 책은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에 대한 책이다. 아이를 키우는 법이 아니라 엄마로서 살아가는 법, 나아가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길에 관한 책이다”라고 말한다.

 또 한귀은 교수는 “아이 교육 문제로 흔들릴 때 인문학이 마음의 기둥이 돼줄 것”이라고 말하고 “아이가 잠든 밤 하루 한 꼭지씩 읽고 사색해 보는 시간을 가져볼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러면서 “엄마는 힘들다. 그러나 그 힘듦을 이길 힘도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한귀은 교수 자신이 14년 동안 아이를 키우면서 겪고 사색한 내용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풀어나간 것이다.

 사실 엄마와 아이 사이에는 인문학이 개입하기 힘들다. 도무지 ‘생각’이란 걸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본능’이 더 빠르고 ‘사랑’이 먼저 아이를 껴안는다. 그러다가 종종 미혹에 빠진다. “내가 좋은 엄마인가?” 한귀은 교수는 이 질문부터 바꿔보길 권한다. “나는 행복한 엄마인가?”라고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프롤로그에서)

 “동시대의 엄마로서 힘듦과 슬픔과 안타까움과 기쁨, 고마움 등을 공감하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자신을 느끼게 되길 바란다”는 한귀은 교수는 “나 또한 아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늘 시행착오하며 전전긍긍하는 사람이다. 엄마의 하루에는 인문학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책은 6부로 나뉘어있으며 각 부마다 9개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에피소드의 제목만으로도 이 책이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알 수 있다.

 ‘진짜 주입식 교육은 잠자리에서’·‘이중부정하는 아들과 이중구속하는 엄마’·‘아이에게 결핍을 선물할 수도 있다’·‘원하는 것을 드러내지 않는 아이는 위태롭다’·‘엄마는 역할이 아니라 존재여야 한다’·‘존경이 아니라 상호인정이 필요하다’ 등이 그것인데, 한귀은 교수는 이런 이야기를 자신의 경험과 깊은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특유의 쉽고 편한 문체로 조용조용 들려준다. 한귀은 교수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앞서 말한 “엄마는 힘들다. 그러나 그 힘듦을 이길 힘도 있다”는 말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한귀은 교수는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 책을 쓰는 데 일년 반 남짓 지났다.… 아이는 드디어 나와 나란히 걷게 되었다. 남 안 보는 데서 손도 잡게 됐다. 하굣길에 간혹 차로 데리러 가면서 어디쯤까지 걸어왔냐고 전화로 물으면 ‘엄마 마음속’이라고 말하는 능청을 떨게도 됐다”라고.

 한귀은 교수는 인문학으로 영화를 읽었으며(‘이토록 영화 같은 당신’(2010년)) 인문학으로 소설 속 이별에 관해 얘기했으며(‘이별리뷰’(2011년)) 일상의 사소한 일들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했다(‘모든 순간의 인문학’(2013년)). 인문학으로 사랑을 그려냈으며(‘가장 좋은 사랑은 아직 오지 않았다’(2013년)) 인문학적 관점으로 집을 지었다(‘엄마와 집짓기’(2014년)). 나는 과연 ‘여자의 시간’ 중 어디쯤을 지나고 있는지 사색하게 하는 책 ‘그녀의 시간’(2015년)을 냈다. 지난 2010년 이후 1년에 한 권씩 인문학 관련 책을 내고 있다.

 스스로 “인문학으로 사랑뿐만 아니라 육아·직장생활·돈 쓰기나 쇼핑·심지어 거절까지도 잘할 수 있다고 믿는 인문학 과격주의자”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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