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15연속 직구 ‘칠테면 쳐봐’

요코하마 상대 1이닝 15개 공 던져

  • 입력 2008.05.09 00:00
  • 기자명 이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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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테면 쳐 봐’

직구만으로 요코하마 타선을 눌렀다.

임창용(32·야쿠르트 스왈로즈)은 지난 7일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와의 경기에서 팀이 2-1로 앞선 상황에서 9회말 등판, 1이닝 동안 몸에 맞는 볼 1개와 안타 1개를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임창용은 총 15개의 공을 던졌고, 모두 직구였다. 최고구속은 154km였고, 마음 먹고 던진 공은 모두 150km를 넘었다.

강속구의 위력과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대범함이 날이 갈수록 배가됐다. 또한 주전 포수 후쿠가와 마사카즈의 집요한 직구 요구도 임창용에게 더욱 큰 자신감을 심어줬다.

야쿠르트 팬들도 임창용의 계속되는 호투에 “그의 직구는 대단하다. 임창용의 등판이 기다려진다. 과연 몇 세이브를 기록할까”라고 크게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날 임창용은 첫 타자 니시 토시하사를 몸쪽 직구로 2구 만에 땅볼로 돌려세운 뒤 후속 타자 우치카와 세이이치에게 초구에 몸쪽 공을 던지다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다.

몸쪽 공을 즐겨 던지는 임창용에게 몸에 맞는 볼은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몸쪽 볼을 잘 던지지 못해 반쪽짜리 투수로 전락, 소리없이 사라지는 투수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과감한 몸쪽 승부가 뒷받침되어야 바깥쪽 공과 변화구도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몸에 맞는 볼로 1사 1루 위기에 처한 임창용은 요코하마 4번 타자 무라타 슈이치에게 시속 145km 몸쪽 직구를 던져 중전 안타를 맞고 1, 3루의 더 큰 위기에 빠졌다.

임창용과 야쿠르트 포수 후쿠카와 배터리의 직구 승부가 다소 위태로워 보였다. 그러나 이 배터리는 직구에 대한 집념은 대단했다.

강력한 직구를 무기로 삼고 있는 요미우리의 마무리 마크 크룬과, 한신 타이거즈의 후지카와 큐지도 이 정도로 직구를 맹신하지 못한다.

그러나 임창용은 달랐다.

위기 상황에서 사에키 타카히로를 8구 끝에 삼진으로 잡아냈다. 8개 모두 직구였다.

153km 몸쪽 낮은 직구에 대응하지 못하고 서서 삼진을 당한 사에키는 곤혹스러워 했다. 사실 볼을 줘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지만 강력한 무브먼트가 주심의 눈을 현혹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후 임창용은 요시무라 유우키를 내야 땅볼로 잡아내고 시즌 8세이브를 거뒀다. 다소 불안하기는 했지만 11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현재 일본프로야구 마무리 투수 중 10경기 이상 등판하고도 ‘0’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단 3명이다.

센트럴리그에서는 임창용과 주니치 드래곤즈의 이와세 히토키, 퍼시픽리그에서는 알렉스 그라만이 ‘0의 사나이들’이다.

일본의 대표 마무리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임창용의 세이브 행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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