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쉬다가는 곳, 합천 황매산으로

  • 입력 2016.10.17 15:57
  • 수정 2016.10.17 16:01
  • 기자명 /서춘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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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황매산 철쭉제 모습(사진=합천군 제공).
▲ 지난해 황매산 철쭉제 모습(사진=합천군 제공).
▲ 합천 황매산.
▲ 합천 황매산.
▲ 합천 황매산 모산재 바위.
▲ 합천 황매산 모산재 바위.
▲ 합천 황매산 순결 바위.
▲ 합천 황매산 순결 바위.

수십만 평 가득 메운 억새평원 장관…교통도 가까운 편
철쭉·갈참나무숲·억새·눈덮인 바위산 등 사시사철 인기
오토캠핑장 운영 중…자생식물원 등 볼거리 추진한다

 

 지금 황매산은 천지가 억새로 뒤덮인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해발 900m의 억새평원, 수십만 평의 억새들이 펼치는 무대는 한 폭의 그림같은 자연속으로 빠져들어 세상의 모든 시름을 내려놓게 한다.

 특히 해가 지는 오후가 되면 석양을 배경으로 눈부신 은빛 억새들이 서로와 부대끼며 내는 바스락하는 합창소리에 풀벌레까지도 동요돼 가을의 하모니를 자아낸다.

 억새는 그늘이 있는 곳은 서식이 되지 않는 양지 식물이다.

 지역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억새군락지는 원래 철쭉과 억새가 같이 공존했으나 십 수년 전 화재로 돼해 철쭉은 고사하고 수십만 평의 억새평원이 자연적으로 조성됐다고 전한다.

 황매산(黃梅山·1108m)은 산청, 거창, 합천에서 30분이면 닿을 수 있고, 수도권에서도 대전~진주 고속도로를 이용해 그날 당일 산의 멋과 맛을 즐기기에 그만인 산이다.

 무엇보다도 억새군락지인 900m 고지까지 차량진입이 가능해서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기도 하며, 젊은이들에게는 둘만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봄철이면 철쭉군락, 여름은 갈참나무숲, 가을은 은빛 억새군락, 겨울에는 눈으로 뒤덮인 바위산 등 사시사철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황매산 주변으로는 조망이 좋은 정상과, 은백색 화강암 기암괴석들을 이고 있는 모산재와, 잘 조성된 등산로를 따라가면 형형색색의 오색단풍들이 그 잣대를 요염하게 드러내는 등 볼거리가 많아 이 또한 산행의 묘미를 더해주고 있다.

 산상에 위치한 드넓은 초원 목장과 어우러진 산 분위기는 마치 유럽 알프스에 오른 기분을 느끼게 한다.

 

 황매산의 첫 번째 매력은 봄철 철쭉 군락이다.

 이 철쭉 군락은 북릉인 떡갈재부터 정상 사이, 정상에서 남릉 상의 946.3m봉(베틀봉) 사이, 그리고 946.3m봉에서 모산재 사이에 대단위로 형성돼 있어 전국에서 손꼽는 철쭉군락지로 평가되고 있다.

 매년 5월이면 합천군은 황매산(黃梅山·1108m)에서 철쭉제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고 있다.

 황매산은 높이 1108m이며 소백산맥 줄기로서 영남의 소금강이라 불리고 있고, 700∼900m의 고위평탄면 위에 높이 약 300m의 뭉툭한 봉우리를 얹어 놓은 듯한 모습의 기암괴석들이 등산로 사이로 비경을 이루고 있다.

 주봉우리는 크게 하봉·중봉·상봉으로 나뉘며, 삼라만상을 전시해 놓은 듯한 모산재(767m)의 바위산이 절경을 이루고 있고, 그 밖에 북서쪽 능선을 타고 펼쳐지는 황매평원의 철쭉 군락과 무지개터, 황매산성의 순결바위, 국사당(國祠堂) 등 산전체가 숨겨진 비경으로 관광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그리고 남쪽 기슭에는 통일신라 시기의 고찰인 합천 영암사지(사적 131)가 자리하고 있다.

 황매산은 합천팔경(陜川八景) 가운데 제8경에 속하며, 1983년 합천군 황매산군립공원으로 지정돼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산악인들의 호평과 관광객의 증가로 한국의 명산 중 21번째 명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또한 지난 2012년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봐야 할 50선’에, 2015년에는 산림청에서 발표한 한국 야생화 군락지 100대 명소에도 선정되는 등 그 유명세는 날이 갈수록 더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황매산에는 자주쓴풀, 쑥방망이, 억새 등의 야생화들이 피어나는데, 황매산이라 불리게 된 유래는 여러 가지 속설들이 있다.

 우선 일설은 황매산은 넓고 평평한 산이다. 예전에는 산의 모양을 보고 산 이름을 지었었다(앞산, 뒷산 등). 옛 우리말의 느른 뫼(느른 평지의 의미) ⇒ 누른(黃)발음, 뫼(山)는 매로 발음 ⇒ 한자 순화운동으로 ‘황매(黃梅)’에 ‘산’자를 붙여 ‘황매산’이 된 설이 있다.

 다음 일설은 본디 황매산에는 다른 일반 산신과 달리 할머니 산신이 계셨다고 전해져 ‘할머니’ 산이→ ‘할미산’ 으로 불리어 오다가 한자표기어로 ‘황매산’으로 변형되지 않았을까 하는 설이다.

 이는 가회면 둔내리와 대병면 회양리 경계 정상 봉우리를 장군봉(상산덤)이라 하고 여기에는 산성이 있는데 이를 ‘할미(황매)산성’이라 불려지고 있고 높이 10여 미터에 길이 200여 미터의 흔적이 남아 있다.

 ‘할미 산’에서 출발한 설에 의하면, 예로부터 황매산은 수량이 풍부하고 온화한 기온으로 농사가 잘돼 화전민 등이 많이 찿아 황(黃)은 부(富)를, 매(梅)는 귀(貴)를 의미하고 전체적으로 풍요로움을 뜻해서 황매산에 들어오면 누구든지 굶어 죽지는 않는다고 전해진다. 그렇다고 황매산 산신령은 그렇게 잘살게 해주지도 않는다고 한다.

 다음 일설은 황매산 정상에 서면 삼각지로 뻗은 능선이 매화 꽃 송이 가운데 위치한 느낌을 줘 ‘매화를 닮은 산이다’라는 의미로 가을철 누른 억새의 군락 속 매화의 의미로 인해 황매화 산으로 불리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설이다.

 또한 황매산은 숨어있는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무학굴은 태조 이성계의 조선 건국을 도운 무학대사가 합천군 대병면 성리(합천댐하류)에서 태어나 황매산 이곳 동굴에서 수도를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수도를 할 적에 그의 어머니께서 이 산을  왕래하면서 수발을 하다가 뱀에 놀라 넘어지면서 칡넝쿨에 걸리고 땅가시에 긁혀 상처 난 발을 보고 100일 기도를 드려 이 세 가지를 없앴다고 한다.

 그리해서 황매산은 뱀, 칡, 가시가 없어 ‘삼무(無)의 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황매삼봉(1103m)은 예로부터 황매산은 수량이 풍부하고 온화한 기온으로 황(黃)은 부(富)를, 매(梅)는 귀(貴)를 의미하고 전체적으로 풍요로움을 뜻해 황매산에 들어오면 굶어 죽지는 않는다고 전해진다.

 이곳 삼봉은 황매산 정기를 이곳으로 총 결집해 세 사람의 현인이 태어난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 곳으로, 사람들은 이 세 봉우리를 넘으면서 지극정성으로 기원하면 본인이나 후손들 중 훌륭한 현인이 되거나 나타날 것이라는 믿음 하에 열심히 기원을 드리곤 한다.

 모산재는 바위가 묘하게 생겨서 모산재라고 불리어지고 있다.

 마치 돛처럼 생겼다고 해서 돛대바위와 용의 머리와 말의 몸통을 한 용마바위, 천하제일의 명당자리로 손꼽히기는 하나 이곳에 묘를 쓰면 전국에 가뭄이 든다고 해 묘를 쓸 수 없게 한 무지개터도 있다. 실제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뭄이 들면 인근마을에서 물방앗간 디딜방아를 메고 묘를 파헤치기 위해 기동한 적도 있었다.

 모산재 정상 부근에는 천길 벼랑 위에서 고운 최치원 선생이 수도를 했다고 전해지는 득도바위, 부처님의 형상을 한 부처바위, 남여의 순결을 시험할 수 있다는 순결바위, 다섯 손가락의 형상을 한 손가락바위 등 수도 헤아릴 수 없는 기암괴석이 있어 모산재의 이름을 전국에 알렸다.

 

 황매산은 합천에서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모산재(767m)는 황매산 자락의 하나로 억센 사내의 힘줄 같은 암봉으로 이뤄진 산이다.

 황매산 암봉을 오르면 힘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운이 더욱 차오르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어 가을산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다. 풍수학자들에 따르면 해인사 가야산에서 비롯된 산줄기가 황매산을 지나 거침없이 뻗으면서 그 기백이 모인 곳이라 한다.

 황매산의 절경을 지나 황매산 평원에 다다르면 봄에는 전국 최대의 철쭉 군락지요, 가을에는 은빛 억새로 수십만 평 평원을 하얗게 물들인다.

 현재 합천군은 이러한 황매산에 오토캠핑장을 조성해서 운영하고 있고, 자생식물원, 가족형휴양단지, 황매산 수목원 등 다양한 볼거리와 편의시설을 2016년까지 조성할 목적으로 한창 추진중에 있다.

 수목원이 조성되면 철쭉, 억새 외에 또 다른 볼거리로 사계절 내내 관광객의 발걸음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창환 합천군수는 황매산의 잠재력을 발전시킬 방안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으며, 가을 황매산의 절경과 억새군락지에 흠뻑 탐닉하고, 황매산의 기운도 받고 힐링도 할 수 있도록 황매산을 세계적인 명산으로 바꿔 나간다는 계획이다.

 절묘한 비경과 자연의 조화가 아름답게 이뤄진 합천 황매산의 광활한 억새 평원에서, 억새와 풀벌레와 함께 가을의 노래를 부르며 10월 가을의 낭만에 빠져 보자.

 

 ◆ 황매산 등산로 안내
(총 7코스, 2~5시간 정도 소요)

 

 ▶ 제1코스(기적길)

 : 총 4.4km, 2시간 30분 소요
   - 감바위~무지개터~돗대바위~모산재~득도바위~순결바위~국사당~영암사지

 ▶ 제2코스(철쭉길)
 : 총 6.4km, 3시간 정도 소요
   - 매표소~오토캠핑장~철쭉군락지~모산재~득도바위~가족형휴양단지~매표소

 ▶ 제3코스(황매평원길)
 : 총 5.9km, 3시간 정도 소요
   - 오토캠핑장주차장~억새군락지~황매봉~중봉~오토캠핑장주차장

 ▶ 제4코스(누룩덤길)
 : 총 5.9km, 4시간 정도 소요
   - 대기마을~목교~누룩덤~철쭉군락지~오토캠핑주차장~닭벼슬바위~매표소

 ▶ 제5코스(떡갈나무길)
 : 총 7.6km, 4시간 30분 정도 소요
   - 황매산터널~떡갈재~오토캠핑주차장~매표소

 ▶ 제6코스(합천호수길)
 : 총 9.9km, 5시간 정도 소요
   - 하봉~중봉~황매산정상~오토캠핑장주차장~매표소구간

 ▶ 제7코스(할미산성길)
 : 총 9.2km, 5시간 정도 소요
   - 매표소~박덤~중봉~오토캠핑장주차장~가족형휴양단지~매표소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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