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 단명한 이유는 ‘과도한 스트레스’

  • 입력 2016.11.01 17:58
  • 기자명 /박혜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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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스트레스
과식·과색으로 이어져
비만·당뇨·피부병 유발

장수한 영조·숙종 등
소식·운동 등 자기관리 철저

 

 조선시대 왕들이 각종 질병에 시달리다 단명한 원인이 정신적 스트레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달 3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백석예술대 외식산업학과 김수진 교수는 조선왕조실록 27명 왕의 사망원인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주장했다.

 그동안 조선왕들이 단명한 이유에 대해 ‘궁중생활의 결점, 즉 정신적인 스트레스, 무절제한 생활습관과 그에 따른 운동부족 등에 의해 수명이 단축을 초래했다’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을 얻었으나 김 교수는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논문에 따르면 왕의 평균수명은 46세로, 대부분의 왕들은 50세를 간신히 넘기거나 50세에 이르기 전에 사망했다.

 조선시대 왕자들의 수명은 평균 38.6세로,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살해되었거나 20세 미만에 죽은 사람들을 빼면 평균사망나이는 45.3세다.

 반면 영조는 83세까지 살았고 태조(74), 정종(63), 광해군(67), 숙종(60), 고종(67) 등도 60세를 넘어서까지 비교적 장수했다.

 논문은 이들 중 숙종을 제외한 5명의 공통점으로 ‘유년기에는 세자에 책봉되지 않았다가 나중에야 왕위에 오른 사람들’이라는 점을 들었다.

 장수한 왕들은 왕위에 오르기 전 “자기 관리를 통해 적당한 음식과 운동을 통해 건강관리를 해 온 것으로 보인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 역대 왕 가운데 제일 장수한 영조는 어린시절 대궐 밖의 사가(私家)에서 자란 경험이 있고 평일에 스스로 자기몸을 보양하기 위해 기름진 음식을 먹지 않고 소식을 했기 때문이라고 논문은 설명했다.

 또 정종은 운동을 통해 건강관리를 한 대표적인 인물로, 특히 격구(말을 타거나 걸어 다니면서 막대기로 공을 치던 운동)을 즐겼던 것으로 실록은 전하고 있다.

 조선 왕조의 유전 탓에 단명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김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문종(39), 단종(17), 예종(20세), 성종(38), 연산군(31), 인종(31), 명종(34), 현종(34), 경종(37), 헌종(23), 철종(33) 등 단명한 왕은 자신의 부모, 조부, 조모보다 훨씬 빨리 숨졌다”며 “왕조의 유전 때문에 단명한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대부분의 조선왕들은 국사와 왕권강화을 위해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았으나 운동량은 없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정신적 스트레스를 과식과 과색으로 해결하고자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만은 잘못된 생활습관과 운동부족으로 독소가 몸 안에 축적되는 혈액성염증질환으로 번져 결국에는 당뇨, 피부병, 종기와 같은 질병을 유발시켰다”며 “과색은 성인성질환(성병)에 노출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음식과 질병을 통해 본 조선왕들의 생로병사에 관한 연구)는 한국외식산업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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