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겸청즉명(兼聽則明)

승인201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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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연합일보 산청군 취재 노종욱 기자

 자치통감(資治通鑒) 당기(唐紀) 태종(太宗) 정관(貞觀) 2년 조의 이야기이다. 당나라 태종 때 위징(魏徵)이라는 유명한 정치가가 있었다. 그는 역사에 정통하였기 때문에 항상 당태종에게 여러 가지 계책을 건의했다. 그는 황제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 벼슬이 간의대부(諫議大夫)에 이르렀다. 서기 628년, 즉위한지 얼마 되지 않은 당태종이 그에게 물었다. 

 “나라의 군주로서 어떻게 해야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고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는가? 또한 일을 잘못 처리하는 경우 그 원인은 무엇인가?”

 위징은 이렇게 대답했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다 들어보면 자연스럽게 정확한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쪽 말만 듣고 그것을 믿는다면 일을 잘못하게 될 것입니다.”  

 이어서 위징은 역사적인 교훈을 예로 들면서, 군주의 편파적인 판단이 얼마나 큰 잘못된 결과를 초래하는지 설명했다. 위징의 말은 차기 대통령의 비서진과 각료 인선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겸청즉명(兼聽則明)이란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 보면 시비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음’을 뜻한다.

 산청군은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2017년도 읍면순방을 통해 주민들과의 대화의 자리를 가졌다. 군은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마을의 건의사항 청취와 민원성 의견을 진솔하게 군수를 비롯한 지역구 군 의원, 도의원 등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

 해마다 개최되는 연초(年初) 주민과의 대화의 시간은 어쩌면 저마다 살아가는 모습들로 민관(民官)이 함께 얘기를 나누며 앞으로의 발전적인 모습을 나누며 서로의 안녕을 비는 자리이기를 소망하는 것은 무리일까…

 해마다 반복되는 마을입구 진입로의 확포장 건의, 또한 필요성을 주장하되, 우리 마을은 안 된다는 집단 이기주의 성 민원제기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인 자신들의 갈등 사항들을 행정과 지역의원들에게 장시간 감정적으로 제기해 대화의 장을 곤란하게 만들어 선의의 다른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했다. 해마다 같은 모습으로 진행되는 주민과의 대화 방식은 이제는 산청군에서 변화를 꾀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읍면별로 사전 질의자를 선정해 질문하고 대답하는 방식은 효율적일 수는 있으나 주민들과의 진솔한 대화를 하겠다는 본래 취지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물론 시간상의 제약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자리가 너무 삭막해질 수 있다. 정(情)이 없다. 사람들과의 소통이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동원되어 1시간 이상을 멍하니 앉아만 있다가 가는 주민들. 이들은 과연 한 시간이 넘는 시간들을 무슨 생각을 하다가 가는 것일까?

 살면서 ‘만남’은 참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대화의 장에 모인 행정이나 주민들은 이 중요성에 대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1년에 한번 만난다는 생각에 쉽게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관계(關係)에 대한 소중함은 결여 되어 있다. 행정도 주민들도 상호간에 귀하게 여기는 마음가짐으로 서로를 대해야 할 것이다.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상대방을 대 한다면 귀한 사람이 되는 것이고, 하찮은 마음을 가지고 상대방을 만나다면 상대방도 나도 하찮게 되는 것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준다. 좋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친분을 쌓으면 나도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좋은 사람들이 옆에 많이 있으면 인간관계를 어떻게 형성하고 유지 하는지 배울 수가 있다. 마찬가지로 행정도 주민들에게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은 마음만이 만질 수 있다. 다시 말해 내 마음의 눈이 열린 만큼 상대방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의 눈에는 상대방의 좋은 점보다는 나쁜 점이 보인다. 열린 마음으로 주민들을 보살펴야 하는 것이 행정의 본분이라 생각한다. 악인(惡人)은 상대방의 악한 점만 본다. 선인(善人)은 상대방의 좋은 점만 본다. 또한 훌륭한 사람은 상대방의 탁월한 능력은 보는 것이다.

 산청군은 주민들과 대화의 장을 여는 것도 좋지만 그 자리에서 선(善)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바라봐야 할 것이며, 주민들 또한 열린 마음으로 행정을 대해야 한다. 이기적이기 보다는 화합으로, 집단적이기보다는 이해와 배려로 대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행정은 잉여 인력들이 너무 많이 따라 다닌다. 주무부서장만 군수와 동행하면 될 것을 줄줄이 담당자들이 별다른 업무 없이 따라 다녀 행정공백도 염려가 된다. 

 산청군은 주민들 한사람, 한사람이 하는 이야기들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평소 일상의 이야기들을 귀담아 새겨듣는다면, 연초(年初)에 읍면을 형식적으로 순방하는 시간 낭비는 하지 않을 것이다. 평소에 많은 것을 듣고, 교류하고 헤아린다면 진정 연초(年初)에 실시하는 읍면순방 주민들의 대화의 장은 축제의 장이 될 것이고, 상호간의 행복한 장이 될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위할 때 2017년 산청군은 필히 행복해 질 것이다.

 

/노종욱기자  nju@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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