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기고] 양치는 소년들의 화재대피 훈련

  • 입력 2017.01.19 16:24
  • 기자명 /허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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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은 우리 생활을 이롭게 하는 중요한 도구이다. 불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본다면 그것이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금세 알게 된다.

 불은 인간에게 따뜻함과 밝음을 주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생명을 이어가게 하는 원천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불은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는데 그 양면성을 그리스 신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제우스가 감춰 둔 불을 찾아낸 프로메테우스가 그것을 인간에게 줬고 그로 인해 인간은 문명을 선사 받았으나 제우스의 복수로 인류의 불행이 시작됐다고 한다. 

 제우스의 복수 때문일까? 우리가 불을 잘 다루지 못했을 때 치러야 하는 대가는 너무나 혹독하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앗아가 형체도 없이 사라지게 하는 불의 위력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었던가?

 작년 이맘 때 발생했던 의정부 아파트 화재 사건에서도 단시간에 발화 지점으로부터 위층과 이웃집들에까지 불이 옮겨 붙여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었다.

 이처럼 공동주택이나 공공시설에서 화재가 나면 다수가 큰 피해를 입게 되므로 학교에서도 화재 예방을 위해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본교에서 화재예방과 관련해 추진하고 있는 내용을 보면 특별한 것은 없지만 소방시설 관리는 ‘원칙대로 꼼꼼하게!’, 화재 예방교육과 대피훈련은 ‘진지하고 안전하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연중 관련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학생을 대상으로 체험과 예화 중심의 화재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방학 동안에는 담임선생님이 SNS로 아이들과 소통하며 화재 예방과 관련한 내용을 당부하고 있다.

 교원과 방과후 부서 강사, 돌봄전담사, 급식업무 종사자 등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실험실 화재 예방, 조리실습 시 화기 사용 자제, 퇴실 전에 소등 및 전열기구 전원차단, 가스 사용 안전수칙 지키기 등 학교에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요인의 차단할 수 있도록 수시로 연수하고 있다.

 소방시설 점검 및 관리는 전문업체에 위탁, 월 2회 실시해 전체적인 외관 살피기, 소방 수신기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소화기, 완강기 등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고 있다.

 2016년에는 위탁업체 직원의 컨설팅을 받아 학교 자체 소방훈련을 1회 실시했고 진영 119안전센터와 함께 하는 합동소방훈련을 1회 실시했다. 소규모 학교로 학생 수가 적어 대피훈련 시 이동하는 시간은 짧지만 진지하게 임하지 않는 학생들이 있어 학교장으로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양치는 소년이 장난으로 거짓말을 하다가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 이웃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것처럼, 평소의 화재 대피 훈련에 장난처럼 설렁설렁 참여한 사람은 실제로 화재가 발생한 순간에는 우왕좌왕 하다가 소중한 자신의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올 겨울, 건조한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화재 위험에 노출된 주변 환경은 없는지 살펴보고 무엇보다 불을 안전하게 다루려는 마음가짐이 모두에게 필요하다.

 2017학년도에는 우리 양치는 소년들의 화재 대피훈련에 임하는 자세도 진지하게 바뀌게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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