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온마난색기(趙溫馬亂色期)

승인2017.02.09l수정2017.08.2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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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연합일보 산청군 주재기자 노종욱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조 씨 성을 가진 사람이 살고 있었다. 조 씨에게는 만삭인 부인이 있었는데, 어느 날 아침 부인이 말하길 “여보! 어제 밤 꿈에 말 한마리가 온천으로 들어가 목욕을 하는 꿈을 꾸지 않았겠어요. 아마도 우리가 말처럼 활달하고 기운 센 아들을 얻게 될 태몽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조 씨는 심히 기뻐해 “그것 참 좋은 태몽이구려. 어서 빨리 우리 아들을 보았으면 좋겠소”라고 말했다. 사흘 뒤 조 씨 부인은 매우 건강한 사내아이를 순산했고, 조 씨는 태몽을 따라 아이의 이름을 ‘온마(溫馬)’라 하였다. 세월이 흘러 조온마가 스무 살이 됐다. 조온마는 조 씨 부부의 기대와는 다르게, 마을의 처녀란 처녀는 죄다 욕보이는 난봉꾼이 됐다. 

 

 이를 보다 못한 마을 사람들은 결국 조온마를 관아에 고발했고 조온마는 판관 앞에 끌려가게 됐다. 판관이 말하길 “조온마난색기(趙溫馬亂色期, 조온마는 색기(色期)로 인해 마을을 어지럽혔다) 따라서 거세를 당함이 마땅하다”고 했다. 결국 조온마는 거세를 당했고, 후일 사람들은 경거망동하게 행동하는 사람에게 조온마의 일을 상기시키기 위해 ‘조온마난색기(趙溫馬亂色期)’라고 충고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조온마난색기(趙溫馬亂色期)란 ‘경거망동한 사람에게 충고할 때 쓰는 말’이다. 이 고사성어는 “분수에 지나친 행동을 경계하라”는 깊은 교훈을 담고 있다.“존만한 새끼”라고 발음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말이다.

 

 산청군은 지난 6일 정례조회 시, 반부패 청렴실천 결의 대회를 실시했다. 이는 청렴 대한민국을 위한 정부 시책의 일환으로 ‘깨끗한 대한민국, 청렴한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운동이다. 긍정적인 시각에서는 참으로 건강한 사고로 투명한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사회 각층의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부정 섞인 시각으로는 바라본다면 얼마나 이 사회가 불투명하면 정부가 나서서 이렇게 야단을 떠는 것인가! 또 얼마나 공무원 사회가 혼탁하면 이처럼 부정부패를 척결하자며 궐기 대회를 열면서까지 법석을 떠는 것인가! 참으로 아이러니만 하다. 위로부터 정경유착(政經癒着)으로 인한 부조리가 저 멀리 아래쪽의 공무원들에게 당연시 되는 이 사회가 구성원으로서 참으로 부끄럽고 반성하게 한다.

 

 조온마난색기(趙溫馬亂色期).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나랏일을 하는 공무원들에게 더 각별히 요구되는 말이기도 하지만, 사회정의를 위해 언론인과 일반 주민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말이라고 생각이 든다.

 

 경거망동(輕擧妄動)하지 말고 분수에 지나친 행동을 경계하며 살자. 변명은 필요 없는 것이다. 이유는 있겠지만 길이 아닌 곳은 아예 가지 말아야 한다.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불의(不義)를 맞서는 용기도 필요하겠지만, 정의(正義)를 수호하려 노력하는 용기가 더 필요한 것이다. 기자는 우스게 소리로 “정의는 외면하고 불의와 타협하는 조금은 비겁한 모습으로 세상을 살면 된다”는 말을 자주 했다. 참으로 부끄럽다. 사람은 사람 냄새가 나야 한다. 사람이면서 개, 돼지 냄새는 풍기는 자는 정말 역겹다.

 

 미꾸라지는 한 마리가 잔잔하고 맑은 우물을 흐리게 한다. 그 한 마리 때문에 많은 고충을 받게 된다. 많은 수고와 노력이 필요하다. 흐려진 물을 맑게 하기 위해서. 청렴 궐기 대회도 중요하지만 내부 단속도 중요하다. 그리고 속아내야 한다. 그저 청렴하자는 염원(念願)이 공염불(空念佛)이 되지 않게 위해서는…

 

 부자가 되라고 가르치기 보다는 행복하라고 가르쳐야 한다. 직원들이나 아이들이나…, 그러면 그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사물을 보는 눈이 ‘가격’으로 보지 않고 ‘가치’로 보게 될 것이다. 

 

/노종욱기자  nju@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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