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피는 그의 벚꽃…장범준 홀로서기 ‘다시, 벚꽃’

“‘벚꽃연금’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칭찬 같아 좋다”
자신의 작업에 대해 남기고 싶어 다큐멘터리 촬영 결심

  • 입력 2017.04.0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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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영화 ‘다시, 벚꽃’.(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 다큐멘터리영화 ‘다시, 벚꽃’.(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4월이 오면 온 국민이 떠올리는 노래 ‘벚꽃 엔딩’의 장범준은 사라진 게 아니었다. 묵묵히 처음부터 다시, 그의 길을 걷고 있었다.

 다큐멘터리 ‘다시, 벚꽃’은 그런 장범준의 결실인 ‘벚꽃’을 다시 피워나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벚꽃연금’요?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할 뿐이죠. 저로써는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죠. 굳이 욕처럼 들리지도 않고, 칭찬 같아 좋습니다.”

 ‘벚꽃연금’이라는 표현은 매년 봄이면 음원차트에 그의 곡 ‘벚꽃 엔딩’이 다시 등장하는 데 대한 질시가 가득 담긴 표현이다. 지난달 31일 열린 시사회에서 장범준은 이런 신조어들에 오히려 감사를 표했다.

 영화는 ‘버스커버스커’ 활동 중단 이후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으로 출발한다. 멤버들끼리 싸우고 헤어졌다는 설도 있었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음악활동을 접었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런 추측 속에서 카메라는 그동안 장범준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를 관찰한다. 순식간에 자신이 되고 싶었던 위치에 서게 돼버린 그로서는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고민 속에서 솔로로서 음악적 성장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 스스럼없이 다시 거리공연도 나선다.

 “굉장히 평범했던 삶을 살았던 저로서는 운이 좋아서 잘 되고, 우리가 꿈꿔왔던 사람의 입장이 된 거잖아요. 내가 동경하는 사람의 모습에 대한, ‘그런 사람은 이래야 되지 않나?’ 하는 마음이 있었죠. 아직도 고민이 많아요.”

 그러면서 “제가 자존감이 좀 부족한 것 같다”며 한껏 자신을 낮췄다.

 버스커버스커 역시 해체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해체한 것은 아니예요. 뭔가 준비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제게는 (버스커버스커가)너무 큰 기회이기도 했고, 굉장히 커다란 것이었기 때문에 이걸 함부로 대할 수가 없었던 거죠.”

 소심한 A형에 셀카도 찍지 않을 정도로 미디어 노출을 꺼리는 그가 이번 다큐멘터리를 찍게 된 것은 자신의 작업에 대해 뭔가를 남기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작업과정 같은 것을 남기고 싶었는데 이렇게까지 제 일상생활이 들어갈지는 몰랐다”고 했다. 그래도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렇게 하지 뭐’하는 자신의 스타일 탓에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자신의 근황에 대해서는 “요즘에는 굉장히 아무것도 안하고 정말 그냥 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영화는 다큐멘터리 ‘풀빵엄마’, ‘너는 내 운명’ 등으로 국민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MBC 다큐멘터리 PD 유해진 감독이 연출했다. 자신도 고등학생 땐 헤비메탈에, 20대에는 프로그래시브 록에 열광했던 음악 팬으로서 20대 음악인의 성장기를 담아보겠다던 차에 유명세를 털고 거리공연에 나선 장범준이 눈에 띄어 주인공으로 삼게 됐다.

 ‘다시, 벚꽃’이라는 제목도 그렇게 해서 짓게 됐다. 유 감독은 “영화는 솔로 1집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범준씨가 부진한 상황을 딛고 자신의 음악적 노력을 위해 분투하는 과정”이라며 “‘벚꽃’은 멋진 결과물을 기다린다는 상징의 의미”라고 전했다.

 이번 영화는 일반 다큐멘터리에 대해 부담감을 갖고 있는 이들도 한번 극장에서 접해볼 만하다. 장범준의 음악들이 끊임없이 극장 속 공간을 가득 메우면서 단조로운 TV 음향과는 다른 느낌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유 감독도 “사운드를 충분히 즐기려면 극장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범준은 이번 영화로 자신의 20대 마지막 앨범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이후 다가올 30대의 그의 음악이 자못 궁금해지게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의 자신을 규정짓지 않았다. “30대의 첫 앨범이 어떻게 될지는 정말 모르겠네요,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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