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상(日常)에서 찾는 청렴

  • 입력 2017.06.27 20:00
  • 수정 2017.06.27 20:01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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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원 경남지방병무청장
▲ 최성원 경남지방병무청장

 지난해 아이슬란드의 대통령이 급여 인상분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인디펜던스 지의 보도에 따르면 ‘귀드니 요하네손(Gudni Johannesson) 아이슬란드 대통령은 “월급을 올려달라고 한 적 없다. 월급 인상에 대해 들은 바도 없다. 바라지도 않는다”고 말했으며, 대신 그는 자기 월급의 20%에 달하는 급여 인상분 28만 9000유로(약 3억 6550만 원)을 매월 기부하겠다고 밝혔고, 어디에 그 돈을 쓸 것이냐는 물음에 그는 “마더 테레사도 아니고, 자랑할 거리는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고 한다.

 요하네손 대통령이 급여인상을 거절한 데는 또 다른 배경이 있었다고 한다. 최근 아이슬란드 국회의원들은 3년 전보다 75% 인상된 10만 6500유로(약 1억 3460만 원)로 연봉을 책정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노동자 급여는 29%가량 오른 데 그쳤고, 그렇다 보니 비판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요하네손 대통령은 스스로 급여 인상을 거절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요하네손 대통령은 여타 시민들처럼 피자집 앞에 줄을 서 있거나 마트에 들러 장을 보는 등으로 이미 유명세를 치르고 있었고, 당선 이후에도 자전거 타기, 아이 학교 데려다 주기, 일반 관중석에서 축구경기 보기 등 소탈한 면모를 보여주는 그의 일화는 사람들에게 계속 회자되고 있다. 

 지난 2016년 초 아이슬란드는 대통령과 총리 모두 부정부패에 연루됐고, 이들은 심지어 혐의를 부인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까지 보였으며, 그 결과 아이슬란드 시민들은 청렴한 역사학 교수인 귀드니 요하네손을 대통령으로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2000년대 초 병무청은‘병역비리’라는 폭풍을 겪었고, 연일 언론의 질타를 받았으며, ‘비리청’이라는 국민들의 원성을 받아 자칫 조직이 와해될 위기에까지 몰리게 된 때가 있었다.

 하지만, 병무청은 그동안 병역판정검사 전산화, 입영일자 본인선택제도 도입, 군 복무와 취업을 연계한 취업맞춤특기병제도 도입 등 국민중심의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또한 특별사법경찰제 도입, 병무부조리신고제도 운영 등 병무행정제도 전반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데 더욱 심혈을 기울여왔다.

 병무청은 지난 2004년부터 고위공직자·고소득자의 자제, 연예인, 체육선수들에 대한 병적관리 제도를 추진했는바, 작년에 개정된 병역법에서는 입법·사법·행정부 소속 1급 이상 고위공직자들을 비롯한 공공기관 임원 등의 자녀들에 대한 병적을 관리하는데 그쳤지만, 다행히 올해 3월 2일에 4급 이상 공직자와 그 자녀, 연예인, 체육선수, 고소득자와 그 자녀들에 대한 병역을 특별관리하는 내용을 담은 병역법이 드디어 국회를 통과했다. 

 중국의 탈무드라고 할만한 ‘채근담’에 보면 “참으로 청렴한 사람은 청렴하다는 이름조차 없는 것이니 그런 이름을 얻으려 함은 그 마음속에 탐욕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고, “모든 이욕(利慾)과 명예욕을 초월한 사람은 스스로 자랑하지 않는 법이다”라고 기록돼 있다.

 그러므로 진짜 청렴한 사람은 자신이 청렴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조금이라도 청렴하다는 소문이 있으면 이것은 그 사람의 마음속에 명성에 대한 탐욕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병무청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청렴이 아닌 일상(日常)에서의 청렴을 생활화함으로써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청렴병무청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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