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부곡하와이’ 경영진 비리…전 이사 구속

계약유지 명목 자금 2억3000만 원 상당 뒷돈 챙겨
전 영업이사 자수…노조 “범죄행위 축소하는 것”

  • 입력 2017.12.17 18:21
  • 기자명 /김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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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지검 밀양지청(박현철 지청장)은 15일 회사자금 수억원을 빼돌리고 업체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폐업한 부곡하와이 전 영업이사 배모(49)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배 씨는 부곡하와이 영업이사로 재임하던 지난 2010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회사자금 2억7000만 원을 빼돌려 주식투자, 커피숍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한 혐의다.

 배 씨는 또 2011년∼2016년 사이 부곡하와이가 매년 겨울 개최하는 얼음축제 때 협력업체 10곳으로부터 계약을 유지하고 업무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2억3000만 원 중 5000여만원은 마케팅을 담당하던 부곡하와이 과장(42)과 함께 받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배 씨가 리베이트 일부인 4500만 원을 커피숍 동업자 계좌에 입금하도록 해 범죄수익을 숨긴 혐의도 밝혔다.

 일본 국적을 가진 재일교포가 대주주인 부곡하와이는 배 씨가 이 회사 대주주 사촌으로 부곡하와이를 실질적으로 운영해 온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전 마케팅과장은 배임수재 혐의로 배 씨에게 뒷돈을 준 업체 대표 등 협력업체 관계자 8명은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뒷돈을 준 협력업체 관계자 2명은 배임증재 공소시효(5년)를 넘겨 기소하지 못했다.

 1979년 창녕군 부곡온천지구에 개장한 부곡하와이는 양질의 온천수를 이용한 다양한 물놀이 시설을 갖춰 국내 워터파크 원조로 불렸다. 당시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1980년대는 신혼여행지와 국민관광지로 큰 인기를 끌었다.

 변화하는 레저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시설이 낡아 경영난이 계속되자 문을 연 지 38년만인 지난 5월 29일 폐업에 들어갔다.

 한편 배 씨는 부곡 폐업을 앞둔 지난 4월 27일 부곡하와이 정문 옆 벽에 자신의 비리와 관련된 내용이 담긴 자필 대자보를 붙이고 지난달 22일 검찰에 찾아가 자수를 한 장본인이다.

 당시 대자보에는 업무 진행 시 전 배 이사가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개인 용도로 사용해 회사에 손해를 끼쳐 뉘우친다. 무엇보다 법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회사와 직원 여러분들에 대한 도리라 생각해 검찰에 직접 출두해 법의 심판을 받겠다”고 적혀 있었다.

 또 “개인 용도로 사용한 금액 모두를 미리 회사에 환원해 퇴직직원들의 위로금에 보태고자 했으나 먼저 재판과정을 통해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 법의 판단에 따라 추징된 금액 전부를 회사에 환원해 직원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들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대자보를 통해 밝힌바 있다.

 지난 13일 부곡하와이노조 측은 “전 배 이사는 이렇게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는 대자보를 게시하고 직접 검찰을 찾아 자수한 이유는 자신의 범죄 행위를 축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부곡하와이에서 30년간 시설기관 파트장으로 근무했던 노조원 우모씨(52)는 “부곡하와이 시설 리모델링 공사를 특정 업체에 수주 하면서 20004년부터 2014년간 전 배 이사가 이 업체 대표로부터 150억 원의 공사 대금에서 약 50억 원 리베이트를 받았다” 면서 업체 대표가 직접 작성한 확인서와 녹취록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부곡하와이 폐업은 지난 3년간 약 100억 원 적자운영에는 이유가 있다는 경영진 해명과 달리 경영진들이 독단적 경영으로 각종 보수공사 금액을 부풀려 발주한 뒤 업체로부터 거액의 리베이트를 챙겼기 때문에 경영의 악화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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