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만난다…‘비핵화 회담’ 기대

트럼프 북미정상회담 수용...“지난 3주 결정적 역할”
CNN “韓 외교역량 덕분”, BBC “21세기 정치 도박”

  • 입력 2018.03.11 18:55
  • 수정 2018.03.11 18:56
  • 기자명 /권성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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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만남이 전격적으로 성사된 것은 경제 및 외교적으로 최대 압박을 가해온 미국 전략의 성과물일 수 있지만 북핵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한국 정부의 묘책이 촉발했다고 볼 수 있다고 CNN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의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 계기로 조성된 남북 대화 분위기가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내는 데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특사 방남과 북한의 동계 올림픽 참가를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지난 3주간 벌어진 일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한국은 미국 정부 내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 강경파의 군사옵션, ‘코피 전술’ 등 잡음을 접했지만 북미 정상회담 카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밀면 그가 이를 거부하지 못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개월 전만 하더라도 트위를 통해 북미 대화를 언급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 대해 “리틀 로켓 맨과 대화하려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태도를 180도 바꿔 김정은과 만나기로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성급하게 북한의 대화 제의를 수용했다는 비판론도 제기됐다.


 동북아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해리티지 재단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가 충동적인 결정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클링너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억류한 미국인 3명 석방 등 대화를 위한 그 어떤 전제 조건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클링너는 “정상회담은 외교에서 최고의 카드”라며 “트럼프가 이에 앞서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을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 간 회동이라는 ‘엄청난 도박(ahugegamble)’을 중재했으며, 만일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핵전쟁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면 문 대통령은 노벨 평화상을 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회동 제안을 받아들인 소식을 전하면서 “21세기의 정치 도박(The political gamble of the 21st Century)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BBC방송은 북미대화를 중재한 문재인 대통령을 ‘외교의 천재(a diplomatic genius)’ 이거나 혹은 ‘나라를 파괴하는 공산주의자(a communist set on destroying his country)’ 중 하나일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벼랑 끝 작전의 달인(a master of brinkmanship)’ 이거나 혹은 ‘사기 장기판의 졸(a pawn in a more devious game)’ 중 하나일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BBC는 속을 알기 어려운 공산 국가와 대화를 하는 것은 엄청난 도박이라고 전제한 뒤 “문재인 대통령의 북미 중재 노력이 실패하면 다시 벼랑 끝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한반도에서 핵전쟁 위험을 줄인다면 노벨 평화상을 탈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BBC는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력에 주목했다. 문재인은 지지자들로부터 ‘최고의 협상가(negotiator-in-chief)’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그의 이런 협상기술로 인해 김 위원장을 비핵화 회담으로 끌어 들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존 덜러리 연세대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북한의 매력공세라고들 하는데, 사실 나는 한국의 매력공세라고 생각한다. 이것(북미대화)은 명백하게 문재인 대통령이 원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특사단을 북한에 보낼 때 김정은으로부터 반드시 비핵화란 말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을 동시에 다루는데 있어 “‘정직한 브로커의 역할(the role of honest broker)’을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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