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 제가 어떻게 절도범이죠?

  • 입력 2018.04.09 19:19
  • 수정 2018.04.09 19:20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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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나리, 벚꽃이 만발해 산과 들로 나들이 다니는 시절이 돌아오면 자주 받는 신고가 있다.

 “등산복을 입은 사람이 고사리를 꺾어 가고 있으니 빨리 와 주세요”, “누가 어제 오후에 엄나무, 두릅순을 따 갔는데 와 주세요” 등 나무의 순이나 산채를 무단으로 채취해가는 사람이 있다거나 도둑맞은 사실이 있으니 잡아 달라는 신고들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해 범인(?)을 잡고 나면 하나같이 하는 말이 “모르고 그랬습니다. 주인이 없는 자연산인 줄 알았는데, 이것도 죄가 되나요? 제가 어떻게 절도범이죠? 촌사람들이 더 하네요”라는 말들을 한다.

 인근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의해 행해지는 일들이 대부분으로 날씨 좋은 날을 택해 주변 지인들과 함께 등산도 하고 나물도 채취하는 이른바 ‘임도 보고 뽕도 따고’식이지만 시골에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1년간 농사에 해당되는 일들로 농사일 준비하랴 도둑 지키랴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 먹고 살 것이 부족해 산과 들에 나는 산채 등을 채취해 끼니를 해결하던 때와는 달리 많은 분들이 귀농·귀촌해 고사리뿌리를 구입해 심거나 엄나무, 옻나무 순 등으로 생활비를 위해 재배를 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모든 산림은 소유주가 있으므로 산림소유주의 동의없이 산채, 녹비, 나무열매, 버섯, 덩굴류 등을 불법이나 무단으로 채취하는 행위는 모두 범법행위에 해당돼 7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오는 5월 1일부터는 최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최고 5000만 원의 벌금으로 형량이 높아지며 입산통제구역에 들어가면 최고 20만 원의 과태료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알고 올해부터는 임산물 불법채취로 인한 신고 없는 순박한 시골의 정만 가득하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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