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상 칼럼] 난국 해법 위대한 만델라에서 찾아라

  • 입력 2008.07.28 00:00
  • 기자명 김동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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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정치지도자 만델라 (Mandela) 전 남아공화국 대통령이 90회 생일을 맞아 ‘세상에 나눔’을 부탁했다.

남아공화국은 350년 동안 백인이 흑인을 차별·대학살·가난·기득권·양극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잔인한 만행을 저지르고 통치한 나라였다. 300가지 이상의 흑백차별법으로 흑인을 탄압했고 백인우월사상을 합법화시켰다. 이에 분노하여 만델라는 총을 들고 항전하였다 국가전복죄로 1962년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 1990년에 석방되었다.

백인정권의 항복 선언으로 조성된 남아공화국의 흑인해방공간은 일촉즉발의 피바람의 폭풍을 예상하는 위기일발의 순간이었다. 만델라는 감옥에서 나오자 백인응징의 흑인 청년들 앞에서 “당신들의 무기를 바다에 버리라”고 외쳤다. 8만 명의 군중앞에서 한 유명한 케이프타운의 연설이 화해의 기폭제가 되었다.

1994년 대통령이 되자 먼저 원수인 백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는 수용소에서 정치보복의 칼과 독을 키운 것이 아니고 조국과 인류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골몰했다. 지금 남아공화국은 만델라의 치적으로 인해 아프리카 대륙의 희망의 나라로 부상하였고 G8(세계 주도8개국)가 중국 등 5개국을 더 참가시킬 경우 남아공화국이 포함될 것이라 한다.

지금 우리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여러 가지 어려운 국면에 직면하고 있다. 국가의 정체성인 민주주의·시장경제·법치주의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만델라의 위기극복의 처방을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첫째, 만델라는 국민의 가슴을 울리는 감동의 정치를 하였다.

10%의 적들인 백인이 80%의 재산을 갖고 있는데 이들을 적대시하면 나라가 주저앉는 것을 직감하고 그는 백인에게 손을 내밀고 흑인을 끈질기게 화해로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만델라 대통령이 27년 감옥생활에서 18년간을 보낸 로벤섬(Robben Island) 감옥을 클린턴 대통령에게 안내하는 자리에서 클린턴이 “남아공이 깡패국가인 쿠바·이란·리비아와의 긴밀한 관계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여기에 대해 만델라는 “세계지도자로서 미국은 긴장완화에 모범을 보여야 하는게 아니냐”면서 적들과 마주 앉아 평화를 논하라고 역으로 주문하여 클린턴이 더 이상 강요하지 못하게 하였다.

미국 언론은 도덕적 권위를 앞세운 만델라로부터 클린턴이 한 수 배웠다고 보도했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우선 대내외적으로 분열된 정국을 화해와 협력으로 뭉치게 해야 한다. 만델라처럼 원수인 백인도 끌어안고 악의 축인 국가도 포용하며 이들과 대화하듯 이대통령은 화해와 협력으로 우리의 국력을 키워야 한다. 장기안목으로 대북·대일관계도 화해를 추구하면서 우리의 국력에 부합하게 해야 한다. 감정적·단세포적으로 대응하면 그들의 작전에 밀리고 만다. 대야관계도 대통령은 야당지도자와 만나 소통하고 협조를 받아야 할 것은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
둘째, 제도보다 사람이 중요하기 때문에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나왔다.

만델라 대통령은 5년 단임으로 미련없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주위에서는 종신을 권고했지만 민주주의를 위해서 사양했다. 후계자로 영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음베키(Mbeki)를 부통령 겸 후계자로 지명했고 음베키가 대통령이 되어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고 있다. 그는 부정부패에 연류되어 무릎을 꿇은 측근들도 과감하게 정리했으며 감방동지들에게 베푼 유일한 배려는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한 것 뿐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위기는 쇠고기 파동 뿐만 아니라 신뢰와 인사의 실패에서 찾을 수 있다. 고소영, 강부자의 인사난맥상과 정책의 신뢰상실이 시국을 어지럽히는 요인이 되었음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인사를 해서는 안된다. 장관인사의 실패에 공기업인사가 낙하산·보은인사가 되고 있으니 국민이 정권에 등을 돌린다는 것이다. 인사는 최적의 적임자를 능력본위로 적재적소에 앉혀야 한다. 국민이 위임한 임명권을 대통령이 마음대로 행사해서는 안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지금 국민들은 매우 혼란스럽다. 국가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여기에다 경제가 어려우니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국민의 압도적 다수로 선출된 대통령에게 큰 기대를 품었는데 혼란과 고통이 과중되니 실망이 크다.

희망과 감동의 정치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였는지 모른다. 대한민국은 민족공화국이지 인민공화국은 아니다. 자유민족주의의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게 확고한 민주주의관을 확립해야 한다. 시장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당초에 공약한 규제를 대폭 풀어야 한다. 시장경제원리에 입각한 공기업 민영화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법치주의의 확립이 다급하다. 세상 어느 만족국가에 대낮 수도한복판에 교통을 마비시키고 경찰버스을 파괴하고, 경찰이 구타당하는 민주국가가 있느냐. 법질서 확립을 위해 불법·폭력시위는 엄격하게 대처해야 한다.

27년 옥살이에서 미래를 준비한 만델라는 단절을 뚫고 살아난 재창조능력 때문에 90세의 지금도 짧은 권력·긴 감동으로 전 세계인을 감탄시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심기일전하여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정책을 수행해 보라. 만델라의 포용·화해·감동·신뢰·겸손·인사·강인함·재창조력을 익혀 국민이 전폭적으로 지지할 일관된 신뢰의 숙성된 정책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여 실천하는 것이 국민의 지지에 보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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