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의 목소리] 우리들의 ‘도덕과 양심’ 어떤 모습일까?

  • 입력 2018.05.13 17:41
  • 수정 2018.05.13 18:21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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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성호 본지 상무이사
▲ 배성호 본지 상무이사

 요즘 공직사회와 도민들은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 등으로 “지루한 사정활동이 사회분위기를 갈수록 차갑게 하고 있다”며 하루속히 마무리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

 두 전직 대통령과 함께 구속된 핵심 간부 공무원들의 항변도 가지가지이고, 어떤 얘기는 타당성이 전혀 없지 않은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할 뿐이다.

 6·25 전쟁의 폐허 위에서 오늘의 번영을 누리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관료(공무원)조직이 버팀목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5·16 군사혁명을 비롯한 수차례의 정치적 변혁기에도 관료조직은 이 나라를 지탱해온 엘리트 집단이다.

 그러나 고도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관료사회의 내부가 서서히 곪아 병들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그것은 극히 부분적이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일부 공직자들은 부정부패의 대명사처럼 매도되는 데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또 그들은 공직사회의 기강해이와 부패원인은 정치권의 불안정, 사회불안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어쨌든 사정의 표적이 하부기관보다는 더 높은 곳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의 관료사회는 권력의 상층부로부터 청탁이나 압력을 뿌리칠 수 없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기에 부조리 근원을 제거하지 않는 한 일부 고위 공직자의 구속으로 곪아가는 공직사회가 맑아지리라 믿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우리사회에 공공연히 떠도는 “공무원이나 기업인이나 정치인 중에 털면 먼지 안 나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느냐?”는 말을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고, 인정할 것이다.

 오늘의 시대상황은 성서(聖書)의 한 구절을 떠올리게 한다.

 간음한 여인을 광장에 끌어내 단죄하는 장면은 예수가 삶의 문제를 풀어가면서 겪어야 하는 갈등상황이었다.

 예수는 땅에 십계명을 쓴 다음 “여기 광장에 모인 사람 가운데 죄 없는 자가 있으면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고 말했다.

 간음한 여인을 죽여야 한다고 아우성치던 수많은 사람들은 예수의 십계명을 보고는 하나 둘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결국 광장에는 예수와 간음한 여인 등 두 사람만 남게 됐다. 

 모인 사람 중에 간음한 여인에게 돌을 던지면 자신의 죄가 없다는 증거이고, 돌을 던지지 못하면 자신에게도 죄가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그 자리를 떠났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부끄러워할 줄 아는 양심이 작용하고 있었다는 전제하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지금의 우리들은 두 전직 대통령과 핵심 고위 공직자들이 구속된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도덕과 양심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한번쯤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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