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의 대형할인마트 제품 공급 공급자간 경쟁 회피 이율배반 행위”

리터당 100원 인하 판매 “대기업의 횡포다” 비난

  • 입력 2008.08.13 00:00
  • 기자명 유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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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가 대형할인마트 주유소에 제품을 공급하기로 한 것은 공급자간의 경쟁을 회피하기 위한 이율배반적인 행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주유소협회는 1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국제회의장에서 전국 대의원 임시총회 및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함재덕 주유소협회 회장은 “현재 정유사와 대형할인마트간의 주유소사업 추진은 정부의 당초 취지인 공급자간 경쟁이 아닌 주유소 간 경쟁만을 유도하는 것으로 대기업인 정유사와 대형할인점의 석유시장 선점을 위한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어 반대한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공급자간의 경쟁이 없는 상태에서 대형할인마트 주유소가 주변 주유소보다 리터당 100원을 인하해 판매하겠다고 하는 것은 자영주유소를 시장경쟁논리가 아닌 대기업의 힘의 논리에 입각한 임의적 구조조정을 유도해 도태시키겠다는 것이다”며 “결국 9000여 자영주유소와 10만에 이르는 종사자와 가족들은 생계를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유소업계는 지난 15년간 영업 중인 주유소 수는 3882개에서 1만2307개소로 3배 이상 증가한 반면 주유소 당 월평균 판매량은 1973드럼에서 977드럼으로 절반 이상 감소하는 등 전체적인 수요는 정체된 가운데 주유소 수만 증가하는 상태에 있다.

더욱이 올 상반기 주유소 월평균 판매량이 977드럼으로 사상 처음 1000드럼 아래로 떨어지면서 주유소업계는 판매량 감소와 마진감소로 인한 암울한 절망에 빠져있는 상태다.

함 회장은 “대형할인마트 주유소로 인해 자영주유소가 퇴출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비싸고 차가 막히더라도 기름을 넣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대형할인마트 주유소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주유소협회가 해외시장 정보지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 주유소시장의 경우 대형할인마트의 주유소 시장 침투 이후 4만2000개 주유소 중 2만8000개 이상의 주유소가 문을 닫아 2005년 기준으로 약 1만5000개의 주유소만이 운영되고 있다.

함 회장은 또 “현재 주유소협회에서는 회원들의 권익보호와 소비자에 대한 이익실현을 위해서, 주유소 바게닝 파워(bargaing power)를 키워 공급자간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며 “공동구매조합 내지는 별도법인을 설립해 국내 정유사 또는 석유수입사의 제품을 공급받아 자체 브랜드를 통해 회원 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주유소협회 대의원 및 회원사 200여 명은 이마트와 제휴를 통해 대형할인마트주유소사업을 추진 중인 SK에너지 본사 앞으로 이동해 정유사의 대형할인마트 제품공급제휴를 성토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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