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운 칼럼] 우리나라의 경쟁력과 앞으로의 과제

승인2019.02.07l수정2019.02.0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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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대학교 경영학과 박세운 교수

 사람이 맑은 공기 속에 살면 공기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이 좋지 못하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우리나라의 인건비가 비싸고, 고용의 유연성이 부족하며, 규제가 많다고 불평을 하는 것을 많이 들을 수 있으며, 사실상 맞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경쟁력도 있다. 행정 처리의 신속성과 투명성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대부분 국가보다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세계은행은 매년 세계 각국의 기업 경영환경(Doing Business)에 대한 지표를 발표하고 있다. 여기에는 10개 기업 경영환경과 관련된 요소가 반영돼 있다. 즉 창업, 건축 허가, 전기 공급, 재산권 등록, 자금 차입, 소액투자자 보호, 세금 납부, 국제무역거래, 계약의 실행과 파산 해결 등이 포함된다. 

 우리나라는 2018년도에 세계 4위를 차지했다. 1위 뉴질랜드, 2위 싱가포르, 3위 덴마크로 우리나라보다 앞서 있다. 우리나라와 교역이 많은 국가 중 미국 6위, 일본 34위, 중국은 78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장래 시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로 말레이시아 24위, 태국 26위, 베트남 68위, 인도네시아 72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리둥절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세계은행의 국가별 순위가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정부와 법원의 행정처리가 신속한 것을 틀림이 없다. 한 가지 극단적인 사례로서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는 법원에 소장을 내면, 1년이 지나야 법원에 접수됐다는 것이 확인되고, 1심 판결을 받는데 10년이 걸려서, 대법원 판결을 받기 까지는 30년이 걸린다고 한다.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났을 때 원고 또는 피고 중 한 당사자가 이미 사망한 경우가 많다. 

 미국과 유럽 등 상당수 나라는 정부기관의 행정 처리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민원서류를 행정관청에 제출했는데, 담당자가 몸이 아파, 장기 휴가를 내더라도 다른 사람이 이것을 맡아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담당자가 복귀할 때까지 무작정 기다려야 된다.

 다른 사례로 미국에서 영주권을 신청한 사람이 처리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이민국에 전화를 걸면 항상 들려오는 답은 현재 처리 중이라는 것 밖에 들을 수 없는데, 그나마 한번 전화를 걸어서 문의를 하면 일정 기간이 지날 때까지는 다시 문의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정부의 민원 처리나 법원의 재판 절차에 다른 나라와 같이 시간이 많이 걸리면 해당 공무원이나 판사가 민원인이나 소송 당사자의 재촉을 견뎌낼 수 없다.

 우리나라 사람의 조급성이 한편으로는 매우 좋게 작용하는 것이다. 외국 관광지 식당에 가면 종업원이 가장 잘 아는 한국말로 “빨리 빨리”가 있다는 말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공무원 업무 처리의 신속성이 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측면이 있는 반면에 기초자치단체의 장의 태도에서는 아직 미흡한 면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외국의 장관이나 국회의원은 아는 사람이 없어 개인적인 경험이 없으나, 기초자치단체의 장은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있다. 일본이 행정관청의 업무처리의 신속성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못하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주민에 대한 태도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배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필자의 경험이 아주 많은 것으로 아니므로 일부를 보고 전부를 본 것으로 잘못 알 수도 있다. 

 몇 년 전에 일본 가고시마에 홈스테이를 갔다가 현지 농촌 군청을 방문하여 군수를 만나고, 나중에 주민 환영회에서 군수를 다시 만났다. 그런데 주민 환영회에서 군수가 주민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고, 술잔을 권할 뿐만 아니라, 사진사를 자청해 일일이 사진을 찍어 주는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정말 공복 의식이 철저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홈스테이를 갔던 마을 면장의 면사무소의 책상이 가장 작다는 것에도 한번 더 놀랬다. 담당자는 처리해야 할 서류가 많으므로 책상이 커야 하나 면장을 큰 책상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얼마가 더 지나야 이와 같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볼 수 있을까? 

 

/경남연합일보  abz3800@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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