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부자들이여 자숙을…

승인2019.02.17l수정2019.02.1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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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성호 본지 상무이사

 벼락부자 즉 졸부들이 판을 치는 사회는 돈의 흐름이 바르지 못하다. 그런 사회는 사치와 낭비, 퇴폐, 향락으로 병들게 마련이다.

 외국여행을 많이 한 사람들은 ‘돈만 있으면 한국만큼 살기 좋은 나라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만큼 돈의 위력이 대단한 나라도 드물 것이다. 돈으로 권력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고, 명예와 부귀를 살 수 있는 게 오늘날의 한국 사회다. 돈 앞에 모든 인간이 비겁하도록 간사하고, 인격도 던져 버리기를 서슴지 않는다. 돈이 앞장서 진군해 가면 굳게 닫혔던 교도소 철문도 열리고, 손목에 채워진 수갑도 벗겨진다.

 돈 앞에서는 높은 산도 무너져 내리고 바다가 육지로 변해버린다.

 돈의 괴력이 작용하면 악마가 천사로 둔갑하고 사기꾼이 기업체 사장으로 버젓이 행세한다. 그래서 돈의 힘은 무소불위의 권능을 갖고 있다.

 허리띠 졸라매고 춘궁기를 걱정하던 때가 바로 엊그제이나, 어느새 우리들은 스스로 좌표를 잃고 방황하고 있다.

 사회가 병이 들어도 중병이 든 꼴이다.

 사람들은 순간적인 쾌락에 중독돼 있고, 그것을 부추기는 무리들이 독버섯처럼 확산돼 가고 있다.

 한 사회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사회악에 고민한다면 그 사회는 끝장난 사회나 다름없을 것이다.

 척박한 땅에서 양식을 겨우 마련하던 일부 사람들이 주위의 땅값 폭등으로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산업화·도시화가 쓸모없던 땅을 금싸라기로 만들어 일순간에 부자가 된 졸부들은 자신의 사회적 열등감을 돈으로 만회하려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수억원 짜리 아파트를 구입하고, 외제 승용차, 고급 응접세트 등 수천만원 짜리 물건들을 닥치는대로 사들인다.

 우리는 지난 1970·80·90년대를 서둘러 달려오면서도 무엇 때문에 이렇게 숨 가쁘게 달려왔는지 잘 모른다.

 그런 과정에서 절제와 검소의 미덕을 잃어버리고 말았으며, 우리 마음속은 사치와 낭비로 병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마저 까마득히 잊고 있다.

 지난 30여년 한국의 고도성장은 바로 근로자들의 땀과 절약생활이 밑거름이 됐으나, 최근 들어 해외여행 등 자취도 없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도시국가였던 아테네도 초기에는 검소한 생활과 근면을 생활신조로 삼았다. 그래서 도시국가중 패권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16세기 베니스가 이태리에서 주도권을 쥐게 된 것도 근검·절약 때문이다. 한때 세계의 80%를 지배한 태양이 지지 않는다는 대영제국의 정신적 지주도 역시 중산계급의 근검·절약이었다.

 지난 30여 년간 한국의 고도성장도 바로 근로자들의 땀과 절약생활이 밑거름이 됐기 때문이다.

 우리의 선대(先代)들은 돈에 대해서는 초연했다.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쓰라’던 옛 선비들의 충고가 무색해져버린 요즘세상이다.

 ‘개같이 벌어 정승처럼 쓰든 정승같이 벌어 개같이 쓰든 남의 일에 무슨 참견이냐?’고 따진다면 사실 할 말도 없다.

 하지만 가진 자들이 마치 중동의 석유귀공자처럼 돈을 어떻게 주체해야 될지 모르는 졸부처럼 사치와 낭비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올해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우리 모두가 다시 한번 허리띠 졸라매고 근검·절약을 생활화해야 할 것이다.

 

/배성호기자  baesh@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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