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운 칼럼] 독창성과 국가의 장기적 경쟁력

  • 입력 2019.02.27 17:42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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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전에 삼성전자가 접는 식 스마트폰을 공개하고 그 뒤를 이어 중국 화웨이도 자기네들이 개발한 동일한 방식의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세계의 기술 경쟁이 날로 치열해 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사례로 보면 우리나라의 독창성 수준이 높은 것 같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세계 각국의 독창성 순위 자료로서 가장 최근에 나온 것은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Martin Prosperity Institute가 발표한 글로벌 독창성 지수(Global Creativity Index)이다. 한국은 31위로서 상위 25개 국가에 끼이지 못해, 우리나라의 경제력에 비해 순위가 한참 낮다. 1위는 호주, 2위는 미국, 3위는 뉴질랜드이고, 일본은 24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런데 이 독창성 순위는 기술, 재능 및 관용성의 세 가지 지표를 평균해서 정하는데, 우리나라가 기술 분야에서는 1위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능에서 50위, 관용성에서 70위를 차지해 순위가 떨어졌다. 즉 현재의 기술개발 투자와 기술력은 세계 1위이나 재능과 관용성 면에서 크게 낙후됐다는 것이다. 

 관용성은 인종 및 게이와 레즈비언에 대한 관용성을 가지고 판단하는데, 우리나라가 아직 외국을 인정하는 면에서 다른 국가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으로 수긍이 간다. 성소수자에 대해도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보다 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 지표는 장기적 경쟁력과 큰 관계는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재능은 독창적 일을 하는 사람의 구성비와 교육적 성과를 가지고 측정하는데 이 지표가 50위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흔히 독창성이 한 국가의 장기적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하는데 재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얼마 전 대학입시가 끝나고 곧 대학입학 시즌을 맞이한다. 정부는 수능만을 보는 정시 입학을 많이 줄이고 내신 성적을 비롯한 다양한 평가 시스템을 가진 수시 입학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교육에서 학생들의 독창성을 함양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수시에서 가장 중요한 내신의 평가방법이 객관식 문제에 치중하고 있으므로 학생들이 학교를 통해 독창성을 키우는 것에 한계가 있다. 

 가까운 일본은 재능의 세계 순위가 58위로서 우리보다도 더 낮게 나타났다. 그러나 일본은 과거의 우리와 비슷한 교육방식을 탈피하고, 최근에 교육에 혁신을 가하여 주관식 평가를 도입하고 있으므로 앞으로는 이 지표가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직 시에 한국 교육의 우수성을 많이 칭찬했다. 아마도 오바마 전 대통령 주위에 우수한 한국인이 많았던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그러나 냉정하게 평가해 보면 입시 위주의 우리나라 교육은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객관식 평가 방법으로 독창성을 함양시킬 수는 없으므로 주관식 평가를 도입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이 아닌 미국 연구기관이 2010년도에 발표한 지표를 보면 일본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일본이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수학 분야에도 노벨상에 해당되는 상이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등학교까지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학생의 학습능력 향상에는 별로 기여하지 못하는 반면, 학생의 체력을 저하시키고 있다. 미국에서는 학교에서 매일 1시간 이상 체육 시간을 가지고 있고, 많은 학생들은 여가활동으로도 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생각도 하지 못할 일이다. 학생의 학습능력은 억지로 공부만 시킨다고 향상되는 것은 아니고 스포츠와 같은 체육활동을 통하여 향상될 수 있다. 초, 중, 고등학교에서 체육시간을 대폭 확대하고, 학생들도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이것이 청소년의 행복지수도 상승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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