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문화원, 2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시, 영남루 주변 정비사업으로 11월 철거키로

  • 입력 2008.09.11 00:00
  • 기자명 안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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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 내일동에 위치해 있는 밀양문화원이 영남루 주변 정비 사업에 편입돼 건립된 지 28년 만인 오는 11월에 철거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밀양시에 따르면 밀양 출신 기업인 고 박남규 조양그룹 회장이 지역 문화발전을 위해 지난 1980년 사업비 3억2000만원을 들여 영남루 옆에 부지 1206㎡에 건축면적 1166㎡, 지하 1층, 지상 3층의 문화원을 건립해 81년 시에 기증했다.

이 건물 1층은 문화원, 예총, 문화사랑방으로 사용하고 2~3층은 시립도서관으로 사용해 지역 문화공간으로 시민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아 왔다.

시는 우리나라 3대 명루 중 하나인 보물 제147호 영남루 주변을 정비해 문화유산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99년 영남루 환경정비 복원 기본 계획을 수립, 문화재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출향 기업인이 당시 거액을 들여 지역 문화와 예술발전을 위해 건립, 기증한 애향정신이 훼손된다며 보존을 주장하는 반면 시는 영남루 주변 정비사업에 편입, 문화원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펴 논란을 빚었다.

이에 시는 문화원 철거와 관련, 지난해 고 박 회장의 가족을 만나 영남루 주변 정비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가족들은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보존하는 것이 좋겠지만 이미 시에 기증한 만큼 시가 판단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는 오는 10월 밀양문화원을 삼문동 옛 시청사로 이전한 뒤 기존 문화원을 오는 11월 중으로 철거하기로 했다.

또한 고 박 회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 기존 부지와 이전하는 문화원 부지 내에 표지석 등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영남루 유적을 복원하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사업비 192억여원(국비 134억3200만, 도비 20억1600만, 시비 37억5600만원)을 들여 영남루 주변부지 4913㎡에 주택 등 지장물 50동을 철거키로 했다.

이에 시는 올해까지 37동을 철거하고 내년에 13동을 철거해 영남루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주차장, 공원 등 각종 편의시설을 마련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 “영남루 주변정비 사업으로 문화원 건물 철거가 불가피해 기증자 가족들과도 협의를 했다”며 “밀양의 상징물인 영남루 일대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철거가 이뤄지기는 하지만 표지석 등을 설치해 고인의 뜻을 기리겠다”며 우리나라 3대 명루 중 하나인 보물 제147호 영남루 일대 정비를 위해 문화예술계 및 주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안지율기자alk9935@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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