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숙 칼럼] 진해에서 들려온 낭보

  • 입력 2008.09.16 00:00
  • 기자명 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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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의 경사를 앞둔 추석 하루 전. 진해에서 들려온 낭보는 필자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재복 진해시장이 얼마 전 작고하신 부친 이상인 옹의 장례식 때 들어온 조의금 3000만원을 인재육성장학기금으로 출연했다는 소식이었다. 인재육성장학기금도 각계 인사와 공무원, 시민들의 호응에 힘입어 지금까지 물경 5억원이 넘는 성금이 답지했다고 한다.

인문계가 하나밖에 없어 우수한 인재들 대다수가 모두 마산·창원의 연합으로 학군을 선택하는 상황이고 졸업 후엔 모두 고향을 등지거나 외면해 버리는 고향무정이 타 도시보다 심각한 진해다.

어린 학생들 중 인재육성장학재단을 통해 우수하고 가난한 학생들을 선정해 학비지원을 함으로써 고향사랑을 깨닫게 해주는 일이야말로 진해의 정치인과 원로들과 시민들이 진즉부터 나서야 할 일이었다.

이 절대적 염원이 이재복 시장에 의해 다시 불씨가 지펴졌다. 이번에 불씨가 지펴져 시민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갖게 해준 것은 이상인 옹의 장례부의금 중 거액을 출연한 것도 그 하나이지만, 그동안 시정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해 온 시운학부 부지 매각 건이 타결돼 400억원이 넘는 차익이 시민의 품으로 안겨지게 됐고, 웅동 준설토 투기장 99만1740㎡(30여만평)가 이 시장과 도지사의 담판으로 진해시로 양도돼 진해신항만을 부산으로 뺏긴 설움의 반분이라도 풀게 됐다는 점이다.

필자도 시운학부투쟁 때 ‘이재복 시장의 쇼에 부화뇌동하지 말라’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충고를 묵살하고 쇼가 아닌 정의의 전쟁으로 판단해 투쟁에 참여한 바 있다. 시운학부범추위의 초대 홍성철 국장께서 열심히 일하다 피치 못할 개인사정으로 용퇴하고 지금은 군악의장페스티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김신호씨가 2대 시운학부범추위 사무국장을 맡았을 때부터 주변의 간곡한 권유로 구속을 각오하고 감사원과 감사원장에게 시운학부편파감사의 부당성을 역공한 필자기에 그 기쁨은 두 배가 아니라 열 배도 넘는다.

그간 진해 시내에서는 시운학부 매각 건을 두고 시민의 절반 이상과 시장의 정적들은 감사원과 일전을 벌이는 이 시장을 다윗에 비교하며 비꼬고 매도하기에 바빴다. 심지어 9월 4일 개최된 진해문화원 임시총회에서도 진해문화원 모 여성 이사가 문화원 임시총회 일정과는 전혀 상관없는 시운학부 문제를 들고 나와 공식석상에서 시장과 시정을 비난했다고 하니 그동안 시장과 관계 공무원, 시운학부범추위에 몸담고 있었던 실무자들의 마음고생이 얼마나 컸는지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사람들은 높은 자리는 다투어 원하지만 그 자리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인 줄은 모른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말이 현직 대통령의 입에서 자탄처럼 터져 나올 정도였으니 더 말해서 뭣하랴. 책임이 따르는 사람과 책임이 없는 사람의 생각은 하늘과 땅 차이다.

하물며 시장이고 도지사며 대통령임에랴. 지금은 거의 회복 중에 있지만 진해 시중에는 운동을 하다 골절상을 입고 클러치를 집고 다니는 이재복 시장을 향해 자신들의 지도자인 시장의 쾌유를 염려하기는커녕 악성 암이라느니, 불치병이라느니, 정적타도 때문에 당한 천벌이라느니, 하는 별의별 악성루머들이 나돌았다. 남의 불행을 자신의 행복으로 삼는 짓은 진정한 행복일 수 없다. 남을 원망하기 전에 자신에게 더 큰 문제가 없는지 먼저 살펴보라.

온고이지신이란 고사처럼 옛것을 받아들여 새롭게 발전시켜나가는 것은 지혜로운 일이다. 진해는 김병로 전임 시장께서 11년 동안 안정적이고 괄목할 정도로 시정을 발전시켰다. 그 디딤돌 위에서 새로운 이재복 시장이 시정의 바통을 이어 받은 것뿐 전임 시장의 등을 짓밟고 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게 아니다.

전임자와 개성과 지혜가 다르고 추진력이 다르기 때문에 시정을 끌고 나가는 모습이 다르게 보여 질 수 있다. 그것을 무조건 정치보복이라고 단정하는 모양이다. 이재복 시장을 지지했던 사람들과 반대했던 사람들에게도 이 시장은 현재의 진해 지도자인 시장이다.

이 시장을 지지하는 것이, 돕는 것이, 진해를 발전시키는 것이란 것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 대안 있는 비판은 바람직하나 대안 없는 비방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시민들에게 불명예가 돌아간다. 호국충절의 도시 진해시의 미래를 밝힐 수 있는 이번 세 가지 크나큰 낭보를 함께 기뻐한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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