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에서 시작해 모나코까지 1138㎞의 산악 루트를 패러글라이딩 비행이나 걷거나 뛰어서 완주하는 철인 경기가 있다. ‘레드불 엑스-알프스(X-Alps) 2019’가 그것이다.
전 세계 20개국에서 32명이 이 대회에 출전한다. 그만큼 대회 참가 자체가 어렵고 완주하기란 더 어렵다. 지난 2015년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이 대회에 참가해 완주한 한국인이 있다.
국립 경상대학교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하치경(43) 동문이 그 주인공이다.
오스트리아의 유명 스포츠음료 회사에서 주최하는 이 대회는 2년마다 열린다. 오는 6월 16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그에서 출발해 오스트리아·스위스·독일·이탈리아·프랑스 등 알프스산맥 7개국을 거쳐 모나코 해변까지 1138㎞를 걷거나 뛰거나 패러글라이딩 비행으로 완주하는 경기이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극한의 경기로, 세계적으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레이스의 루트 길이는 1138㎞로 2년 전 대회와 같지만 출발점과 결승점 사이 선수들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턴 포인트’가 지난 대회보다 6개가 늘어 13개가 됐다.
이탈리아 서부와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새로운 턴 포인트는 참가자들을 유럽의 가장 높은 고산지대로 이끈다.
또한 올해는 이전 대회보다 1달 정도 앞당겨 시작돼 선수들은 알프스산맥 꼭대기에서 눈을 만날 수도 있다.
선수 1명과 스포터 1명(차량 운전 등 담당)이 한 팀으로 참가한다.
대회는 24시간 실시간 GPS로 대회 홈페이지를 통해 전 세계로 중계되며 유튜브와 각종 SNS·유럽 스포츠 채널 TV·각종 매거진에도 대대적으로 보도된다.
대회 출전 자격은 전 세계의 많은 참가자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엄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치경 씨가 출전권을 따낸 것은 그의 화려한 경력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치경 씨는 패러글라이딩 아시아 챔피언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0년 일본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했다.
그의 우승은 우연이 아니다. 2015년에는 이 대회에 참가,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완주했다.
경상대학교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한서대 대학원에서 항공스포츠학 석사학위를 받은 하치경 씨는 이후 ‘대통령 패러글라이딩 대회’ 장거리 1위(2007)·‘코리안리그’ 종합 1위(2009)·‘한국챔피언십’ 1위(2009)·‘타이완 오픈프레 월드컵’ 1위(2011)·백두대간 종주비행(지리산~설악산)(2012) 등의 기록을 남기며 우리나라 패러글라이딩계의 역사를 개척해 왔다.
그는 ㈜진글라이더 테스트 파일럿을 맡고 있으며 공군사관학교 패러글라이딩 수업에 출강하고 있다.
그가 패러글라이딩의 매력에 빠진 것은 대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 제대 후 2학년에 복학했던 1999년부터 하늘을 날기 시작했으니 16년 동안 하늘에 떠 있었던 시간을 모두 합하면 하치경 씨는 ‘인간새’라고 불릴 만하다.
하치경 씨는 “2015년의 대회는 나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선사했다. 자연의 웅장함과 인간의 끝없는 에너지를 확인하는 즐거움이 이 대회의 매력이다. 두려움은 없다. 이번 대회의 목표는 무사히 완주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전 세계 마니아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큰 대회에 출전하게 된 것만 해도 엄청난 행운이자 영광이다. 첫 출전에서 완주한 경험을 살려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으로 역경과 고난을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 그리고 개척정신으로 이겨내고자 한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