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어린이도 과소비 열풍

승인2019.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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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성호 본지 상무이사

 경제학에는 과소비라는 말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비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반드시 존중돼야할 철칙인 까닭에 애당초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내돈으로 갖고싶은 것을 사는데 무슨 잔소리냐고 대든다면 할말이 없을 것이다. 남의 돈도 아닌 내돈을 내마음대로 쓴다는데 누가 감히 따따부따할 건더기가 있느냔 말이다. 듣고 보면 그럴싸하기도 하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소비행위가 과소비라는 부정적 시각에서 반추(되새김질)되는 다름 아닌 이유는 부유층의 과시적 소비가 빈곤층의 보상적 소비를 일깨우고 나아가 사회전반의 다원적 소비로 파급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사회 미래의 소비주역인 어린이들의 소비문화는 과연 건전하게 형성돼 가고 있을까? 이물음에 기성세대는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한강의 기적으로 이땅에 절대적 빈곤이 사라지게 되자 어른들에게 만연되고 있는 과소비와 사치풍조가 건전해야 할 어린이들의 소비문화를 병들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가 초등학교때 독일사람들은 3사람이 모여야 성냥 1개피로 담배불을 붙인만큼 근검절약해 오늘날의 부강 나라가 됐다는 선생님을 말씀을 귀담아 듣고 몽당연필을 쓴 기억이 새삼스럽게 난다.

 국민소득 3만불의 지금 초등학생들에게 이같은 근검절약을 교육하면 아마 코웃음을 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어린이 소비생활에 있어 가정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데도 학교의 지도와 가정생활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즉, 일부 가정에서는 고급품과 외제품을 선호하며 ‘소비가 미덕’이라는 그릇된 가치관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의 조사는 최근 초등학생 옷의 70% 가량이 최고급으로 장식돼 미래의 소비주역이 될 어린이들의 소비형태가 전반적으로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어린이들의 불건전한 소비형태는 결국 어른들의 비뚤어진 가치관이 투영돼 있기도 하고 황금만능사상이 팽배한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모순과도 맥락이 같이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0여년 동안의 고도경제 성장은 이땅에 빈곤추방과 함께 국민의 소비욕구를 충족시킬수 있는 생산력 향상을 가져왔다. 그결과 이제는 생산의 확대보다는 소비창출에 커다란 사회적 가치를 두는 새로운 소비문화를 형성해 가고 있다.

 다시말해 소비가 미덕인 시대를 맞고 있은 셈이다.

 하지만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고 정보처리 능력이 미숙해 소비생활의 주체적 행동이 어려운 어린이들은 특별보호를 받아야 할 것이다.

 2차 대전후 폐허 위에서 ‘라인강의 기적’을 이룬 독일 국민들은 국민소득이 4만 4000달러를 넘어서는 지금도 근검절약을 생활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6·25의 폐허 위에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이제 우리도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소비문화는 기형적으로 변해가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수백만원짜리 수입양복에 100만 원 이상의 구두에 1000만 원 대의 시계를 손목에 차고 다니는 향락적 소비문화가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 염려스럽다.

 특히 여성들이 결혼 등 각종 기념일에 수천만원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고 구입하는 다이어 반지와 수백만원짜리 명품 가방·옷 등도 한번쯤 깊이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또 이러한 사회적 욕구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기성세대는 급속한 산업화의 노예가 되어 미래의 주역들을 보살피는 일에 너무도 소홀한 것 같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린이 자신은 물론 부모와 상인(기업주), 교사 등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건전한 소비문화를 창조해야 할 것이다.

 어린이 소비생활에 있어 가정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데도 일부 가정에서는 고급품·외제품을 선호하며, ‘소비가 미덕’이라는 그릇된 가치관을 갖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습관·성격 등 80%가량 형성되는 가장 중요한 시기가 태어나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인 만큼 어린시절부터 아껴쓰는 습관을 가정·학교·지역사회가 공동으로 더 늦기전에 철저히 교육시켜야 할 것이다.

 

/배성호기자  baesh@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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