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상 칼럼]한국, 건강 위한 등산 천혜의 나라

  • 입력 2008.10.01 00:00
  • 기자명 유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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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가운데 등산하기가 가장 좋은 계절이 가을이다. 그러나 등산은 계절에 관계없이 봄·여름·가을·겨울에 느끼는 운치가 달라 등산의 묘미를 만끽하게 된다.등산이 건강에 좋다고 하여 등산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등산하기 좋은 근교의 산들은 주말이면 몸살을 앓는다.

우리나라는 등산하기 좋은 천혜의 나라이다.

첫째, 산이 많다. 전국토의 67%가 산이다. 가용면적이 22% 밖에 되지 않으니 불평이지만, 보이는 것이 산이고 보니 등산하기는 그지없이 좋다. 높고 낮은 산이 다양하여 입맛에 따라 등산을 즐길 수 있다. 85년 7월 미국 아이오아대학에서 중부지방으로 달리는데, 산이라고는 없는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옥수수 밭으로 이어졌다. 몇 시간을 달려도 터널은 없었다. 산이 없으니 터널이 있을 수 없다. 89년 1월 서호주대학의 세미나를 마치고 퍼스에서 동부의 시드니까지 고속버스로 여행을 했다. 비행기로 5시간 소요되는 거리를 밤낮 3일 만에 시드니에 도착했다. 3일간 본 것은 광활한 벌판뿐이었다. 산은 볼래야 볼 수도 없었다. 시드니 근처에 오니 낮은 산들이 보였다. 호주의 가운데는 진공상태나 다름없었다. 산이 없는 미국의 중부지방 같은 곳이나 호주 같은 나라는 등산을 하고 싶어도 산이 없으니 불가능하다.
둘째, 한국은 등산하기 힘든 악산이 없다.전국 어느 산이든 등산의 특수 장비가 없어도 등산이 가능하다. 셋째, 4계절이 뚜렷하며 계절따라 새로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넷째, 유명산이 전국에 고루 분포되어 있어서 등산과 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등산은 인간이 기계적으로 만든 스포츠가 아니고 자연이 만든 자연에 가장 가까운 천혜의 운동이다. 자연과 한 몸이 되는 부담 없는 운동이다. 첫째, 자가용이 없어도 기차·버스·배로 전국 어느 산이라도 갈 수 있다. 둘째, 등산은 사치와 거리가 멀기 때문에 등산 복장에 도시락과 음료수만 준비하면 된다. 셋째,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이니 행동하기가 너무 쉽다. 넷째, 무리가 따리지 않는 운동이니 마음도 편하다. 경쟁자가 없기 때문이다. 자기 체력에 맞게 조절이 가능하니 위험부담도 없어 좋다.

등산이 건강에 좋다고 하여 산을 찾는데 이유가 무엇일가?

첫째, 산에는 깨끗하고 맑은 공기와 숲속에 산소가 풍부하다. 등산을 하게 되면 이 좋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게 된다. 운동이 몸에 좋다는 것은 공기를 많이 마시기 때문이라고 한다. 단전호흡이 좋다고 하는데 등산을 하게 되면 자연히 단전호흡이 된다. 단전호흡은 가슴호흡이 아니고 아랫배 호흡인데 산을 오를 때는 자연히 마음껏 공기를 흡입하는 단전호흡을 하게 된다. 700m 이상의 산에는 대기 가운데 영양소인 음이온이 가득하여 이를 흡입하면 자연의 영양소를 마시게 되어 건강에 좋다고 한다.둘째, 등산을 하면 물을 많이 마셔야 하는데 산에는 깨끗한 석간수가 있어서 좋다. 셋째, 등산은 육체를 단련시키는데 특히 심폐기능 강화와 하체를 단련시킨다. 건강한 사람은 하체가 튼튼하다. 하산할 때는 자기 몸의 3.5배를 누르니 다리가 단련되지 않을 수 없다. 넷째, 등산을 하면 땀을 많이 흘리는데 땀은 우리 몸의 노폐물과 독소를 뽑아 내어 유익하다. 사우나에서 흘리는 땀은 몸의 영양소를 뽑아낸다고 하니 땀은 많이 흘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섯째, 등산은 정신건강에 좋다. 사철 변하는 산의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하고, 힘겨운 산행에는 강한 의지를 단련시킨다. 혼자하는 등산에는 미래를 설계하는 시간과 구상한 주제를 체계화 시켜보는 것도 유익한 것이다.

장수건강에는 약방에 감초처럼 반드시 운동이 들어간다. 운동에는 몸운동·배운동·머리운동 등이 있다. 몸운동은 등산·달리기·걷기 등 유산소운동과 역기·아령 등 무산소운동인 근력운동이 있다. 배운동은 복식호흡인 단전호흡이고, 두뇌운동은 사고·독서·집필 등이 있다. 건강 장수는 몸과 머리를 많이 움직여야 한다.

필자는 71년 대학에서 산악회를 조직하여 등산을 시작했는데 지금도 주말이면 등산을 한다. 등산을 시작했을 그때나 지금이나 몸의 컨디션은 차이가 없는 것을 보면 등산이 건강에 좋은 것 같기도 하다. 등산뿐만 아니고 무슨 운동이든지 꾸준히 해야 한다. 인명재천(人命在天)이라는 말이 있는데 인명재의지(人命在意志)가 되어야 한다. 인명은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재천이면 평균수명이 같아야 하는데 관리에 따라 수명이 달라진다는 것은 틀린 말이 된다. 수명의 연장이나 건강은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것은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운동이나 등산을 하지 않는 사람이 필요성을 느껴 운동복이나 등산복을 사다놓고 몇 번하다가 그만두는 작심삼일(作心三日)인 사람이 있다. 그렇게 해서는 건강을 유지하지 못한다. 비를 맞고도 등산길에 나서는 의지가 건강의 지렛대이다. 지천에 널려 있는 고마운 산들은 사람을 그리워하고 손짓하고 있으니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산이 귀한 나라는 등산을 하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등산하기에 천혜의 왕국인 한국에 태어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하고 몸운동·배운동·머리운동의 3박자운동인 등산으로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해야 한다. 만산홍엽의 가을 산이 우리를 유혹하고 있는 이때, 건강 잃고 후회하지 말고 미리 배낭을 짊어지는 지혜로운 생활을 하자.

/경남대 전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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