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아들이 가슴으로 부르는 눈물의 사모곡

  • 입력 2006.04.12 00:00
  • 기자명 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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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기획 ‘어머님전상서 그 후 1년’(KBS1 밤 12시)
지난 2005년 방송된 <수요기획 - 어머님전상서>는 16세에 추풍령 산골로 시집와 89세가 된 어머니 한성분씨와 환갑이 된 아들 김응교씨가 가슴으로 부르는 눈물의 사모곡이다.
평생 자식과 가정을 위해 헌신하며 고향집을 지켜온 어머니. 그 어머니가 위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너무 쇠약해 수술은 할 수 없는 상황. 아들 김응교(60)씨와 딸 김응분(56)씨는 이제 어머니의 마지막 길을 지켜봐야 한다.
열두 남매 중 남은 것은 아들 하나 딸 하나, 통한의 세월을 보낸 어머니.
어머니에겐 남편의 전 부인이 낳은 자식 4명에다 8명을 더 낳아 모두 12명의 자식이 있었다. 서른셋에 한국전쟁 와중에 남편을 잃고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새벽부터 밤늦도록 고된 농사를 짓고 품팔이를 해야 했지만 어머니는 지칠 줄 몰랐다. 그러나 장성해 결혼까지 시킨 아들과 딸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기 시작하더니 무려 열명의 자식들이 어머니를 두고 앞서 가버렸다. 어머니에겐 억장이 무너지는 세월이었다.
어머니는 긴 한숨을 내쉬더니 악수를 청했다.
10남매를 먼저 보내고 추풍령 산골 집을 지켰던 어머니. 2005년 8월 여름 날. “악수나 한번하자”하며 긴 한숨을 내쉬던 어머니. “악수는 뭐 하러 해요. 이따가 볼 건데.” 아들은 어머니를 보내기 싫어 어머니의 손을 잡지 않았다. 손을 내민 어머니는 결국 그것으로 눈물과 회한의 삶을 마감했다.
평생을 홀로 사신 어머니를 보내고 시묘살이를 시작한 환갑의 아들.
인천에 살던 아들은 어머니가 떠난 추풍령 빈집으로 내려와 시묘살이를 시작했다. 가을걷이를 하고 추운 겨울을 나며 눈물과 한숨으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방황한다.
살아 생전 효도 한번 못해 죄스럽기만 한 아들. 어머니가 평생 쓰시던 물건들을 정리하며 차츰 가족을 그리워하게 된다. 새봄이 오면 고추도 심고 포도나무도 심어 가족과 함께 살려는 꿈에 부풀어 있다.
이 시대 진정한 효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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