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사 만병통치 아니다

  • 입력 2006.05.17 00:00
  • 기자명 하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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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각급 병·의원에서의 주사제 처방률이 선진국 권고치의 2∼5배가량 높은 것으로 밝혀져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경남지방의 주사제 처방률이 전국 최고로 밝혀져 지역민들의 건강에 오히려 적신호가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밝힌 우리나라의 주사제 처방률은 종합전문요양기관 3.59%, 종합병원 9.96%, 병원 26.27%, 의원은 27.91%로 나타났다. 이는 선진국에서 제시한 적정 기준 1∼5%이하보다 최고 5배나 높은 것이다.

특히 경남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39.05%에 이르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주사제는 약보다 흡수율이 높아 치유가 빠르기는 하지만 급성 쇼크나 혈관염과 같은 부작용의 위험도 높다. 이때문에 기준치를 정해놓고 주사제처방을 억제하고 있는 것이다.

주사제는 의사의 돈벌이와 환자의 과신에서 비롯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주사제는 약보다 의료 수
가가 높아 돈벌이가 좋다. 따라서 간단한 병에도 주사를 처방해 주고 있고 또 환자 스스로가 약보다 주사를 선호하고 있어 주사제 처방률을 끌어 올리고 있는 셈이다. 감기와 같은 작은 병에도 환자들은 ‘주사 한 대면 끝난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고 환자가 요구하면 의사들은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 돈벌이의 유혹을 떨쳐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주사제 처방률이 가장 높은 상위 10개 병원중에 경남의 2개 병원이 포함돼 있는데 이들 병원의 환자 10명중 7명이 주사를 맞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주사제 처방을 선호하는 병원은 대부분 농촌지역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은 병원관리와 농촌지역 주민들의 주사제 맹신을 방증하는 것이다.

주사제 처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환자가 원해도 주사의 부작용을 잘 설명해 약으로 대체할 수 있는 의사들의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농촌지역의 어려운 병원경영을 위한 정부차원의 배려도 따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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