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한국은 미국의 ‘봉’인가

  • 입력 2020.02.09 12:41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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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미국의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체결을 위한 협상이 지난해 말 매듭지어지지 못한채 올해로 넘어온 배경에는 SMA에 대한 양국의 현격한 시각차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이에대한 한국과 미국 당국자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한국은 SMA를 주한미군 주둔비에 대한 분담금으로 보는 반면, 미국은 한국 방위에 대한 분담금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논리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규정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SOFA 5조 1항은 한국이 시설과 부지를 무상으로 미국에 제공하고, 미국은 주한미군 유지에 따른 모든 경비를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예외를 둬 미군 주둔국이 일부 경비를 분담하도록 하자는 것이 SMA다.

 이에따라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 임금 △미군기지 내 건설비 △군수 지원비 등의 명목으로 쓰였고, 앞으로도 이 틀이 유지돼야 한다는 게 한국의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요구를 하고 있다.

 한마디로 미국은 2020년 올해 분담금 규모를 2019년 1조 389억 원에서 5배 이상(50억 달러, 약 6조 원)을 요구하고 있다.

 또 SMA에서 다루는 3가지 명목 외에 ‘대비태세(Readiness)’ 항목을 신설해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역외 훈련비용, 장비 및 이동 비용 등도 한국이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비이락(烏飛梨落)격으로 미국은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국민 대대수가 알고 있는 최근 각종 통상관계 협상에서도 자신의 이익 챙기기에 혈안(?)이 돼 우방이 아니라 적(?) 같은 느낌을 지울수 없을 것 같다.

 요즘 미국의 행동을 보면 이익을 챙기는 일에는 불속에라도 뛰어들 느낌이다.

 전세금도 매년 최고로 올려봐야 10-20% 정도일 것인데, 방위비를 500% 이상 그것도 자기마음대로 정해 내놓으라는 식이니 더 무슨 말을 할수 있겠는가?

 ‘미친 개에는 몽둥이가 약이다’는 말이 금방이라도 튀어 나올 것 같고, ‘보복성’이 짙게 깔려 있음이 느껴진다.

 요즘 미국을 보면 우방도 맹방도 없는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아 이젠 필자가 초·중학교때 ‘미국은 영원한 우방’이란 생각을 깨끗이 지워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특히 지금까지 우리의 외교가 항상 막판에 가서는 미국에 무릎을 꿇고마는 나약함을 보여 왔다.

 하지만 우리는 무한정 미국의 일방적 강요에 당할 수만 없으며, 언제까지나 미국의 ‘봉’이 돼서는 안될 것이다.

 10차 SMA 협정 유효기간이 지난해 말로 유효기간을 다해 올해부터는 협정공백상태지만 당장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새 협정이 타결되기 전까지는 미국이 자체 예산으로 일단 집행하기 때문이다.

 다만 협상이 계속 늘어지면 문제가 복잡해 진다.

 주한미군은 3월말까지 협정이 발효되지 않으면 4월부터는 주한미군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수 없어 무급휴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낼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미간에 자칫 감정적인 문제로 계속 확산될 경우 북핵, 안보, 외교 등 분야에 까지 복잡 미묘해 질 것이다.

 우리 정부가 전례없이 압력을 가해오는 미국의 압력에 얼마나 버티며 실리를 찾을수 있을지 걱정스러울 뿐이다.

 우스갯소리 몇마디 하면, △대학시절 태권도 선수출신에게 발차기 한·두번에 KO당할 양아치(?)가 큰소리치는 이유가 뭘까? △만약에 미군이 모두 철수하면 어떻게 될까? △미군철수를 바라는 국민도 있다고 하는 데 과연 몇%나 될까? △북한과 1대1로 지금 전쟁을 하면 어느쪽이 이길까? 한마디로 요약하면 지금 북한은 전쟁을 할 물자도 무기도 우리나라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인데 왜 우리는 북한에 질질 끌려다니는지?에 대한 대답은 태권도 선수출신과 양아치의 관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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