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물가·성장 ‘모두 어렵다’

GDI -3.2% 예상…체감경기 성장률보다 나쁠 듯

  • 입력 2008.11.13 00:00
  • 기자명 김동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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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하반기에 ‘3%대 성장’뿐 아니라 ‘3%대 물가’도 어렵다고 전망했다. ‘성장’과 ‘물가’ 어느 것 하나 좋지 않다는 진단이다.

현정택 KDI 원장은 “경기가 바닥이라고 하는 것은 앞으로는 위로 치고 올라가는 것을 말하지만 지금은 더 내려갈 수도 있기 때문에 바닥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내년을 전망했다.

KDI는 12일 발표한 ‘2008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하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2%에서 3.3%로 내려 잡았다.

KDI는 “2008년과 비교해 내수 증가세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함에도 불구하고 수출증가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3%대 초반을 기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상반기에는 2%대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후 하반기 이후에는 점차 금융경색이 완화되면서 4%대 중반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는게 KDI의 분석이다.
이 결과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지난해(3.9%) 수준에서 오히려 -3.2%로 역전될 것으로 KDI는 예상했다. 성장률에 비해 체감경기는 훨씬 나쁠 것이란 전망이다.

KDI는 특히 “원유수입액은 8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수준에서 안정된다면 올해 평균유가(100달러)에 비해 30% 내외 하락한 것”이라며 “이럴 경우 유가 30% 하락은 260억 달러 내외의 수입액 감소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수출(금액기준) 증가율의 경우 세계경기 둔화의 여파로 인한 수출물량 증가세의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수출단가의 하락이 예상됨에 따라 2008년(20% 내외)보다 크게 하락한 3% 내외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4.8%에서 3.6%로 내려 잡았다.
KDI는 내년 하반기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점진적으로 안정되면서 2009년 연평균으로는 지난해 4% 후반에 비해 상당 폭 하락한 3%대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의 물가상승을 견인했던 국제원유가격이 하락세로 반전함에 따라 수입물가가 안정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국내 경기하강으로 인해 수요압력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KDI는 설명했다.

반면, 유가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하는 4%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분기 이후 물가안정 목표범위(3.0±0.5%) 이상으로 급등했으며 최근에는 환율 상승이 전반적인 수입물가 상승을 불러옴에 따라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간소비는 내년도 상반기까지 둔화추세를 지속한 후 하반기에 다소 반등하면서 연간으로는 2% 내외의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진단했다.

KDI는 이에 근거로 “상반기까지는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압력, 금융위기의 여파로 인한 자산가치의 하락 및 경기하강에 따른 고용여건 악화 등으로 민간소비가 둔화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물가상승세와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일시적 소비둔화 충격이 완화되면서 소득증가세와 유사한 수준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현정택 KDI 원장은 “지금은 경제성장률 전망 자체보다 (국내외 경제)시스템이 제대로 굴러갈수 있는지, 메인테인한지가 더 큰 문제”라며 “내년 경제성장률을 3.3%로 잡았다는 것보다는 우리나라 경제시스템이 유동성 경색, 중소건설사 위기 등 리스크를 딛고 제대로 굴러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KDI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KDI는 이번 대책 중 외환.금융시장의 안정은 통화정책을 통해 달성하고, 총 14조원에 달하는 재정지원은 실물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KDI는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여건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므로, 재정을 가급적 조기에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지난해보다 강한 상저하고의 경기움직임이 예상되므로 정부가 계획한대로 상반기 재정집행률을 60%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정지출 확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출효율성 제고를 위한 다각적이 논력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계획된 감세정책은 예정대로 추진하되, 항구적인 추가 감세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단기적 경기둔화에 대해서는 내수진작 효과가 감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알려진 일시적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항구적 감세 등 조세체계 자체의 개편 여부는 성장잠재력 제고 및 세입기반 약화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 원장은 국제정세와 관련, “선진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일제히 마이너스(―)인 것은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이는 세계 경기 하강의 강도만 놓고 봐서는 1·2차 오일쇼크때와 다름없다”며 “지금은 산유국은 산유국대로, 선진국부터 신흥국까지 전세계가 어렵다는 점에서 어쩌면 더 안좋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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