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인맥으로 청와대 입성을 확신했던 우리은행이 ‘농심(農心)’을 앞세운 농협에 무릎을 꿇었다.
13일 청와대는 “은행 유치를 위해 지난 6월부터 심사를 진행한 결과 대국민 이미지 및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 최종적으로 농협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금융위원장, 청와대 경제수석, 우리금융회장 등 우리은행출신 소위 ‘우리회’와 이명박 대통령과의 동지상고 동문인 최원병 씨가 회장으로 있는 농협이 청와대 입점을 놓고 물밑경쟁이 치열했다.
초반 금융업계에선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이자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를 지낸 이팔성 씨가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되고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직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내 우리은행의 우세를 점쳤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청와대는 농심을 앞세운 농협의 손을 들어준 것.
청와대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농민들 형편이 많이 어려운데 농협이 갖는 상징적 의미와 토종 은행이라는 점 등이 플러스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농협 관계자도 “청와대 입점은 농협이 갖는 상징성과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의 실정을 감안, 농심의 통로역할이 많이 어필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