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제조업, 코로나19로 경영 ‘악화’

기준치 100에 ‘39.5’… 2분기 연속 역대 최저치
지난 5월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61.1%나 급감

  • 입력 2020.07.01 11:17
  • 기자명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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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지역 제조업 경영사정이 글로벌 경기침체 지속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장기화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원상공회의소(회장 한철수)는 지난 6월 1일부터 19일 간 창원지역 제조업(표본업체) 119개사를 대상으로 ‘2020년 3분기 창원지역 기업경기전망조사’를 한 결과 경기전망지수(BSI)가 기준치 100에 훨씬 못 미치는 ‘39.5’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분기 전망지수가 2012년 1분기 경기전망조사 시작 이래 최저치인 ‘50.9’를 기록한 것 보다도 11.4포인트나 떨어진 수치여서 그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지난 2분기 실적지수는 ‘23.5’로 조사돼 이번엔 전망과 실적지수 모두 조사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 체감경기를 뜻하는 BSI는 기준치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보다 다음분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특히 지난 1분기 말 실시했던 2분기 전망지수가 당시로서는 최저치인 ‘50.9’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 조사를 통해 나타난 2분기 실적지수는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분기 경기가 크게 악화할 것으로는 내다보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의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항목별 지수도 같은 모습을 보였다.

 지난 2분기 매출액 전망지수는 ‘73.3’으로 조사됐으나, 실적지수는 ‘28.6’로 조사됐고, 영업이익 전망지수는 ‘69.8’에서 실적지수 ‘29.4’, 설비투자 전망지수는 ‘80.2’에서 실적지수 ‘50.4’, 자금조달 전망지수는 ‘62.9’에서 실적지수 ‘42.9’로 기존의 낮은 전망지수에도 불구하고 더 낮은 실적지수를 나타냈다. 

 업종별 2분기 실적BSI는 전기전자 ‘18.2’, 자동차 및 부품 ‘8.0’, 기계 ‘37.8’, 철강 및 금속 ‘22.2’, 기타운송장비 ‘23.5’ 등 전 업종의 지수가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자동차 및 부품 업종의 실적BSI가 ‘8.0’으로 매우 낮은 지수로 조사됐다.

 이는 국내외 완성차 업체의 조업 중단에 따른 생산량 감소가 부품 협력업체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5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수출이 전년 대비 각각 50.8%, 61.1% 급감했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현지에 생산거점을 둔 자동차부품 주력 수출시장인 멕시코(-91.4%), 미국(-74.0%), 베트남(-66.4%), 우즈베키스탄(-44.2%), 중국(-31.6%) 등 수출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3분기 경기전망BSI는 전기전자 ‘50.0’, 자동차 및 부품 ‘48.0’, 기계 ‘35.1’, 철강 및 금속 ‘22.2’, 운송장비 ‘61.5’, 기타 ‘63.6’ 등 전 업종에서 기준치를 하회했다.

 그리고, 응답업체들은 코로나19 이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절반 이상인 50.4%가 ‘피해 최소화에 집중하느라 대응여력 없음’이라고 답했고, 37.8%는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이미 대응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라는 업체는 11.8%에 불과했다.

 대책을 마련했거나 마련 중인 업체의 구체적인 대응책으로는 ‘R&D 활동 강화 등 핵심기술·역량개발에 주력하겠다’는 응답률이 43.7%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글로벌 밸류체인(GVC) 변화에 따른 부품·자재 조달 및 수출지연 다각화 검토’ 37.0%, ‘디지털 공정, 비대면·온라인 회의, 재택근무제 도입 등 생산·근무환경 변화’ 31.9%, ‘신산업·융복합 산업으로 업종전환 및 사업재편 고려’ 17.6% 등 순으로 응답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더 확대하거나 강화해야 할 지원 정책으로는 ‘고용유지 안정 지원’과 ‘금융·세제 지원’을 각각 27.4%로 가장 많이 꼽았고, ‘내수·소비 활성화’ 21.8%, ‘투자활성화’ 15.9%, ‘수출 해외 마케팅’ 7.5% 등의 순이었다.

 또, 국회가 경제회복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로는 ‘추경 등 코로나19 피해 대응 조치’(31.9%)가 가장 많았고,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방안 마련’ 27.7%, ‘투자·소비 활성화 법안 마련’ 23.5%, ‘기업 부담입법 지양’ 13.4%, ‘서비스 신산업 육성 방안 마련’ 1.7% 등 순으로 답했다.

 창원상의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보면 지역 기업의 생산 감소와 투자 위축이 심각한 수준이며, 더 큰 문제는 대다수의 기업들이 오는 3분기에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요도 투자도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기업 생존을 위해서는 추경 등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책이 절실하기 때문에 국회에서 3차 추경안을 조속히 처리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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