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웅 칼럼] 시골청년들은 숨이 막힌다 -파이어족이 늘면서-

승인20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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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소웅 경남언론포럼 고문.

 2700만원짜리 이탈리아 식탁, 439만원짜리 스위스 의자, 200만원짜리 덴마크 조명 등은 서울 모 백화점 서울 대치동 강남점에 전시돼 있는 고급 디자인 가구 가격이다. 명품과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위해 영국과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 열 두번째로 문을 연 가구 매장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시장원리는 수요자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 필연적이기 때문에 이 매장을 질시하는 것이 아니라 차도 없고 두끼로 연명하고 하루에 2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밤낮 없이 뛰고 있는 젊은이들의 가슴 속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덩이를 안고 오늘을 뛰고 있다.

 지금처럼 골병이 든 경제사정에서 젊은 2030세대들은 살길이 막막해지자 40대에 은퇴를 목표로 커피한잔(4000원)도 마시지 않고 악착같이 돈을 모으고 있다.

 이른바 ‘파이어족’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들은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면서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과 조기은퇴(Retire early)를 목표로 밤낮으로 뛰고 있다.

 이런 영어 앞 글자만을 따서 ‘파이어(fire)’족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현재를 즐기자’는 이른바 욜로(Yolo)족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추구하고 있다.

 이들은 안 먹고, 안 쓰고, 안 입는 대신 주식투자나, 부동산, 창업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면서 돈을 모으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파이어족은 짠돌이가 아니고 적어도 40대에는 은퇴해서 편안하게 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일에 매진하면서 결혼 같은 것은 처음부터 생각하지도 않고 싱글로 생활하고 있다.

 현재 우리사회의 은퇴 평균 연령이 60대 초반이라고 생각하면 이들 파이어족들은 우리 경제 현상에 위험한 것을 느낀 나머지 은퇴를 빨리 결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20대부터 소비를 극도로 줄이고 수입의 80%를 저축하는 등 극단적인 절약 운동을 펴지만 목표 금액이 달성되면 조금 더 벌어서 부자가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덜 쓰고 덜 먹어도 자기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그러나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젊은이들은 그런대로 2개 이상의 아르바이트라도 할 수 있지만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반반한 기업체 하나 없는 중소도시의 젊은이들은 ‘이생망(이 세상에서 생겨나 망했다)’ 신세로 하루하루 악마의 그늘 속에서 살고 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든다는 집권세력들은 부동산 정책으로 밤낮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부동산으로 국민을 쪄죽일 셈’이냐고 아우성이다.

 올해 512조원의 거대한 예산에 상반기에만 60조원에 가까운 추경이 더해진 채 예산 집행이 이뤄지고 있으나 경제 활성화는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

 경제 활동의 중심인 30~40대는 일자리가 118만개(2020년 3월 기준)나 줄었고 구직포기자인 20대는 1년 사이에 19만여 명이나 늘었다.

 이처럼 한국 사회내부의경제사정이 악화되자 젊은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는 오늘 하루를 견디면서 뼈를 깎는 절약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고 대학을 졸업하는 후에도 취업을 못해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없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는 이른바 ‘캥거루 족’처럼 살 수 없는 젊은이들의 형편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부모가 경제적으로 무한정 도와줄 수는 없다.

 물론 일본의 젊은이들도 기생충처럼 부모 곁에 붙어서 몇 년이고 사는 경우도 있지만 대학까지 졸업한 뒤 취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경제사정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뒤 또다시 2년제 전문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아 교육환경을 불합리와 개인적 손실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경남도 내에는 국립 창원대학교를 비롯해 경상대학교 등 국립대학교가 7곳, 사립대학교는 경남대학교 등 8곳, 사립전문대학은 마산대학을 비롯해 8곳에서 매년 쏟아지고 있는 졸업생수를 감안한다면 중소도시의 젊은이들은 갈 곳을 잃고 있다.

 대도시의 파이어족도 될 수 없는 골병든 중소도시의 청년들에게 숨을 쉬게 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평등’이란 기회의 평등이지 결코 지역의 평등은 아니다.

 황폐한 중소도시에 사는 젊은이들은 대부분 마음의 통증을 가지고 있다. 수 많은 중소도시의 젊은이들에게 못처럼 박혀있는 통증을 없애기 위해서는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특정 정치집단의 이념은 풍성하게 널려있지만 젊은이들에게 줄 희망의 소리는 요원하다.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근원적 문제는 정치적 허세와 혼란스런 경제정책 때문에 해결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사회현상이 계속되자 일부 의과대학에서는 청년 창업지원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의대를 비롯해 연세대학 등에서는 의과대학 본과 2학생들을 대상으로 창업 실전 강좌를 열고 있다.

 이처럼 젊은이들이 새로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이 정책 수행자들의 일이지만 중소도시 출신 젊은이들은 이도저도 못한채 언제나 가슴만 까맣게 태우고 있다.

 

/경남연합일보  abz3800@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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