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천포화력, 낚시꾼들 출입 허용…목숨 앗아가게 해

김용수기자

  • 입력 2008.12.03 00:00
  • 기자명 이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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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 재천’(人命 在天)이라지만, 28일 삼천포화력발전소 내 낚시객 사고에 대해 회사 출입 통제가 너무 허술 했다는 지적이 분분하다.

고성군 하이면 덕호리 소재 삼천포화력발전소가 지난 83년 8월 1호기가 설치된 후부터 낚시꾼들이 야간에 회사 내 해수 방류구(60m)에서 고기를 낚기 위해 지역내 콧김이 센 사람들이 회사내 중진들에게 줄대기를 해 낚시를 해왔다.

발전소는 부지 확장을 위해 남쪽 방향 공유수면 수천평 매립을 하면서 ‘테드락 보드’ 콘크리트 구조물(속칭 삼발이)수천개를 투하해 거대한 방파제를 만들어 놓은 바다속에는 정착성 감성돔과 볼락, 놀래미 등이 대량 서식하면서 낚시꾼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소가 됐다.

특히 바닷을 물을 취수구로 끌어 올려 발전 터어빈을 식히고 나오는 방류구 쪽은 물이 따뜻해 사시사철 많은 고기가 모여 들며 호조황을 보여 꾼들 사이에 ‘물반·고기반’ 이란 용어까지 생겨 났다.

이처럼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인근 창원, 마산, 김해, 진주, 고성 등지 꾼들은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회사내 통과를 위해 정문에서 기웃거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따라서 지난달 28일 낚시를 하다 숨진 A모씨 일행도 사건 당일 화력발전소 측이 통과를 눈감아 줬거나 허가를 했기 때문에 낚시를 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날은 여느 때보다 풍속이 8~14m 강풍과 0.5~2m 높은 파고도로 악천후였으나 정문에서는 이들 출입을 허용 했다는 것은 경비업무의 허술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 준셈이다.

사고는 비단 이 뿐만아니고 1991년께 창원 모 기관에 근무하는 일행이 밤 낚시로 회사 내 취수구에서 낚시를 하다 릴줄이 고압선에 감겨 감전사 했다. 또 일부 공무원 일행은 삼발이 위에서 낚시를 하다 발이 미끄러져 콘크리트 구조물속에 빠져 동료들의 부축으로 겨우 목숨을 건진 사건도 있었다.

지난 10월부터 천포화력본부 남쪽 해상 방파제 앞쪽에 칼치가 잘 잡힌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연일 수십척의 어선이 몰리기도 했으며 일부는 배에서 하선,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는 진풍경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이곳 주민 김모(67·하이면 덕호리)씨는 “진작부터 낚시꾼들이 회사 내 출입 허용이 안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회사가 마음 내키는 대로 낚시꾼 출입을 허용해 사고를 자초케 한 것”이라며 “소 도둑 맞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출입을 엄격 제한하면 같은 사고는 다시는 일어 나지 않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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