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모] 김해인 시인 ‘가지산 정상에 시계가 걸렸다’

  • 입력 2021.01.11 15:01
  • 기자명 /정리 한송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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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산 정상에 시계가 걸렸다’


가지산 정상에 시계가 걸렸다

석남사 반야심경 펼쳐 놓은 그 속으로
초침 목탁 삼아 한 발 두 발 오르고 오른다
약속은 바람에 나르고
때늦은 후회 짊어지고 똑딱 부처님께 귀의하여 걷는다

새벽길 나서며 무작정 하늘 향한
기억은 양지로 가누지 못하고
레스트 스텝 밟으며 무딘 몸 우둔한
영혼 다듬으며 나간다

때로는 산이 칼날 위에 솟고 더러는
산이 바다에 눕는다
돌부리에 부러진 수리의 발톱을 움켜쥐고
쉼터가 있는
똑딱 똑 딱 문수보살 목탁소리 연연하게
들리는 가지산 정상에서
밀양강을 보리라

함께 나누었던 이곳 늦은 오후의
선경도 늘 지니고 다녔던
시계도 걸었다

 

 

 ◆시작 노트
 1초의 찰나도 소중히 산 사람. 지금은 소천하여 밀양강 내려다보이는 곳에 잠든 산 친구, 불경 이야기하며 함께 걸었던 가지산 쉼터의 추억을 씁니다.

 ◆김해인시인 약력
 부산 범일동 출생 
 2020년 월간 ‘문학세계’ 등단
 시사모 특별회원, 시사모 이달의 작품상 수상
 시집 ‘푸르게 공중을 흔들어 보였네’ 공저
 현대상사(양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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