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복 체험수기 및 Tomorrow 독후감 수상작] 코로나로 발견한 행복

  • 입력 2021.01.26 15:05
  • 수정 2021.01.26 15:06
  • 기자명 /정리 한송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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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연합일보 코로나 극복 체험수기 및 Tomorrow 독후감 수상작 : 체험수기 고등부 장려상

 

 최근에 우연히 보게 된 책에서 ‘그들은 생각의 각도가 달랐다’라는 글을 읽게 됐다.

 이 책의 내용은 불행한 가족과 행복한 가족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읽으면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이전의 우리 가족과 나의 모습처럼 느껴졌다.

▲ 전주경링컨하우스마산스쿨
▲ 전주경링컨하우스마산스쿨

본문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게 시작됐다. 

 매일 만나기만 하면 싸우다시피 하는 불행한 가족이 있었다. 남편과 아내는 무슨 말만 하면 트집을 잡고 상대편 탓을 했고, 지난 잘못을 들추어 내어 서로를 공박했다. 매일 싸우기만 하던 불행한 가족이 해결책을 찾기 위해 행복하게 사는 집을 찾아가서 살펴보게 됐다. 행복하게 사는 집의 아들이 부엌에서 비싸 보이는 도자기를 만지다가 깨뜨리고 만 것이었다.

 불행한 가족은 그 상황을 지켜보면서 속으로 “저 비싼 걸 깨다니, 조심성 없는 아들놈은 혼꾸멍 나겠구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머니가 “다치지는 않았니? 내가 도자기를 넘어지기 쉬운 자리에 올려놨구나. ”미안하다 우리 아들” 그러자 아버지는 “내가 도자기를 다른 데로 옮겨놓아야 했는데 미처 치우지를 못했으니 내 잘못이 크오” 이번에는 아들이 “아니에요. 아빠 엄마 제가 조심성이 없어서 귀한 도자기를 깨뜨렸어요. 너무 죄송해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를 읽는데, 불행한 가족이 꼭 얼마전 우리 가족과 같다고 생각했었다. 
 우리 가족은 아빠, 엄마, 여동생 그리고 나 각각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네 명이다.

 그런데 2020년 1월 대한민국에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우리 가족에게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나는 3월부터는 코로나가 심해져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참여하게 됐다. 처음에는 잠깐이면 ‘괜찮아지겠지’하는 마음에 코로나에 대해서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은 갈수록 늘어났고 나는 점점 지쳐가기 시작했다. 비대면이다 보니까 수업에 집중도는 떨어졌고, 항상 웃고 같이 떠들던 친구들도 만날 수 없게 되니 외롭고, 쓸쓸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집 밖을 나가질 못하니까 많이 답답하고, 몸은 점점 약해진 것 같다. 그때부터 나도 ‘코로나 때문에’라는 불평이 생기기 시작했다.

 “코로나 때문에 내가 힘든거야…”, “코로나 때문에 내가 고립되는 거야”, 그리고 코로나 때문에 공부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인생이 꼬인다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런 내 생각은 ‘코로나 덕분에’라는 생각으로 전환점이 찾아왔다. 

 아버지는 집에서 그림자 같은 존재이다. 아침에는 보이지 않다가 밤에 나타나신다. 하지만 그림자에게 무엇을 물어보면 아무 대답이 없듯이 아버지는 집에서 거의 말이 없다.

 반면 어머니는 집에서 진돗개 같은 존재다. 물면 절대 놓아주지 않고, 집에서 잔소리를 하며 항상 시끄럽다.

 그리고 마지막 내 동생! 내 인생의 최고의 적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항상 반대로 생각을 해 만나기만 하면 싸운다. 지금까지 내 동생보다 강한 적을 만난 적이 없다. 달라도 너무 다른 나의 가족은 언제부터인가 대화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나는 아빠와 대화를 많이 해본 적이 없다. 아빠는 항상 혼자 모든 것을 책임지려고 하셨다. 어려운 일이 있어도 혼자 해결하려고 하셨고, 가족들과 공유하지 않았다. 그런 아빠를 옆에서 지켜보는 나는 많이 답답했다. 아빠가 왜 그런 표정과 행동을 하셨는지 알 수 없었고, 난 항상 아빠의 눈치를 봐야 했다. 

 가족 간의 대화가 되지 않으니 답답하고 숨 막히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러다 하루는 부모님과의 의견충돌로 나는 가출을 하게 되고, 걱정하시는 부모님의 계속되는 연락에 다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집은 여전히 나에게 숨이 막히는 곳이었다.

 하지만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계속 지내게 됐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아빠도 직장에서 일거리가 줄어들어 집에 있는 시간이 정말 많아지면서 우리 가족에게 엄청난 변화가 찾아왔다. 

 “주경아, 우리 대화하자”하며 어느 날 아빠는 내 방문을 열고 웃으며 말했다. ‘내가 뭘 잘못했나?’ 평소에 잘 웃지 않고 무뚝뚝하던 아빠가 그런 말을 하니 나는 많이 당황했다.

 쭈뼛쭈뼛 거실로 나와 둘러앉은 우리가족!. 아빠가 먼저 말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말을 못할 정도로 많이 어색하고 서툴렀다.

 하지만 하루, 이틀, 일주일, 이주일,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가족은 각자의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었다. 지난 날 서로에게 가진 오해, 불신과 같은 것들이 대화를 시작하면서 다 풀어지기 시작했다.

 대화를 해보니까 내 생각이 부정적이고 틀린 부분이 많은 것도 알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부모님은 나에 대해 관심이 없고 잘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나를 위하는 것보다 부모님이 나를 위한 마음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부모님을 향해서 마음이 열렸다.

 그리고 내 마음에서 항상 답답했던 집, 숨 막혔던 집이 행복한 집, 웃음 넘치는 집으로 변했고, 가족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이 매일 기다려졌다.

 그래서 코로나가 우리 가족에게는 오히려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서로의 마음을 만나게 해준 선물이 됐다. 

 행복한 가족처럼 무슨 일을 만나든지 항상 인생의 밝은 면을 보고 사는 사람이 있고, 늘 인생의 어두운 면을 보며 사는 사람이 있다.

 사고가 유연하고 열려있는 사람들은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이 뜨이고 남들이 갖지 못한 생각을 하며 어두움과 불행에서 벗어나 밝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한다.

 나폴레옹은 유럽을 제패한 황제였지만 내 생애에 행복한 날은 6일밖에 없었다고 말했고, 반면에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던 헬렌켈러는 “내 생애에 행복하지 않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처음에 코로나가 세상을 멈춰버릴 것 같았고 내 인생을 망하게 만들 것처럼 답답하고 막막했는데 코로나 ‘덕분에’라는 세 글자에 절망을 뒤로하고 가족들이 마음이 연결됐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아내는 법을 가르쳐 준 시간들이 된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하다.

 그래서 이젠 누굴 만나든지 코로나 때문에가 아니라 코로나 덕분에 난 행복한 사람이 됐다고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게 됐다. 

 

※ 본란은 ‘경남연합일보 코로나 극복 체험수기 및 Tomorrow 독후감’ 공모전(2020년 12월 14~31일 진행) 수상작을 싣는 공간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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