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점프를 한다면’
자극한다 아찔한 저 높이가
발길을 붙드는 공간이
잠시 새가 되는 찰나라면
나를 기어이 벗을 수 있으려나
벼락처럼 내려오다가
나풀나풀
질긴 현실의 끄나풀과
이별할 수 있으려나
돈을 쥐어주면서 추락하려는
사람들 모진 군상들에게
문득 그런 말을 해도 될까
하염없는 추락을 위한 삼만 원은
어떤 것의 대가일까
나풀나풀
질긴 마음의 미련이
나비처럼 가벼워도 질까
◆시작노트
제가 자주 가는 율동공원에는 번지점프대가 놓여 있습니다. 마음이 복잡한 어느 날, 점프 대에 오를 순서를 기다리는 수많은 인파를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번지점프를 한다면 내일 아침엔 마음을 새 옷으로 갈아입을 수 있을까.
◆최소정 시인 약력
2020 계간 ‘시와 편견’ 여름호, 윤석산 시인 추천으로 등단
시사모·한국디카시인모임 회원
‘시와 편견’ 작가회 회원
시사모 운영위원 시집 ‘타로카드에 들키다’ 출간
공저 ‘푸르게 공중을 흔들어 보였네’ 외 다수